지난달 절 월간지에는 기획부장님께서 쓰신 글이 담겨 있었다. 부장님께서는 있는 듯 없는 듯 명목(名目) 회원으로 10여 년을 보내신 뒤, 이제는 무슨 일이든지 주어지는 대로 감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획부장의 일을 맡으셨다는데, 나도 비슷한 생각으로 영상부를 택했던지라 공감되었다. 절 어른께 “저도 부딪혀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부딪힐 걸 찾으셨나 보네요.”라고 하셨다.
그 말씀에 문득, 부딪힘에 대해 생각했다. 부딪힌다는 것은 부딪히는 주체와 객체가 있다는 뜻이다. 그럼 뭐와 뭐가 부딪히나? 상황이 있고, 그걸 대하는 내가 있고, 내 마음이 있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했던, ‘부딪혀보기로 했다’라는 말은 ‘내 마음에 맞서보기로 했다’라는 뜻이었다.
2014년 처음으로 경수팀 MT를 접했을 때, 모르는 사람들이 잔뜩 있는데도 가보겠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서울지부 소속으로 9년 동안 유야무야(有耶無耶) 지내다가 2022년 영상부로 소속을 옮긴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그게 맞는 방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당시의 나는 어떻게든 발버둥을 쳐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요새는 잘 못 보는 S와 H형은 몸을 아주 탄탄하게 만들었다. 훌륭하고 멋지고, 부럽다. 나는 그렇게 할 용기도, 끈기도 없다. 한혜진은 몸 만드는 게 제일 쉬웠다는데, 나는 몸도 안 움직이면서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자위(自慰)만 하는 건가?
몸 만드는 거 못지않게 마음을 만드는 것도 둘 다 중요하다. 뭐보단 뭐가 더 중요하다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손 놓고 있는 것보단 뭐라도 하는 게 낫다. 뭐라도 하나를 정해놓고, 도전하고 간절하게 부딪혀야 하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이루고자 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한 발 한 발 성취도 있고 좌절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목표를 놓지 않는 것이다. 요한 부르주아가 표현한 것처럼 성공은 선형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