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잘하자
#20230808 #버스
기차역 가는 길에 버스를 탔는데, 어느 아이들 아빠와 5~6살로 보이는 딸, 3~4살 아들이 함께 탔다. 버스는 만원이었고, 많은 사람이 서 있었다.
남자아이가 호기심이 많은지, 큰 소리로 이것저것 아빠한테 물었다. 아빠는 아이의 질문에 잘 대답해주었다. 문제는 버스 안이었다는 점이다. 집이나 자기들만 있는 공간이었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해도 된다. 유치원이나 학교같이 아이를 이해해주는 공간이었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 나는 내가 아이 배려 버스에 탄 줄 알았다. 공공장소에서는 조용히 하는 게 나한테만 상식이었나? 버스는 공공장소가 아니었나? 아이들은 그럴 수 있다. 아빠가 잘못한 거다.
‘설마 이런 상식까지 알려줘야 하나?’ 하는 생각에 혼자서 부글부글했다. 괜히 뒤에서 아이가 큰 소리를 내면 힐끔힐끔 쳐다보기도 하면서 눈치를 줬는데도 아이들의 아빠는 아이를 조용히 하게 시킬 생각이 없었다. 아빠한테라도 조용하게 “시끄러워요.”라고 얘기할까 싶었지만, 긁어 부스럼인 것 같아 참았다.
문득 법문에서 ‘남의 허물을 들추는 것보다 내 마음의 허물을 고치는 것이 더 급하고 중요한 일’이라는 문구가 생각났다. 그래, 나나 잘하자. 내 할 일이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