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사망신고는 3분 카레보다 빨랐다

동사무소에서 나는 그저 사망신고를 하러 온 민원인일뿐

by 이돈독


제대하고 호강을 시켜주겠다던 말에

눈물을 펑펑 흘리던 우리 엄마


맞다. 우리 엄마는 내가 제대하기 전날

폐암 말기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6개월이면 죽는다는 것이다.


어렸을 적 어머니와 떨어져 살다가 이제야

같이 사나 싶었는데 군대를 다녀오니


이제 죽는다는 것이다.




남은 6개월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모든 대출을 받아 엄마의 병원비로 쓰며

생존확률 1%에 기대를 걸어야 할까?



아니면, 어차피 죽는 것은 기정사실이니

복학을 해 학교를 다니며 취업준비를 해야 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조건

"엄마 병간호를 해야지"

라고 말하겠지만


| "정말 본인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나는 둘 다 했다.

알바, 학교를 다니며 엄마 병간호를

죽을 수밖에 없는 엄마를 위해

매일 기도를 하며


기적이 일어나기를.


하지만 역시나 나에게 기적은 없었다.

시한부를 받았지만 열심히 항암치료를 받아

회복되는 그런 뻔하디 뻔한 스토리는

나에게 일어나지 않으니까.


| 엄마가 죽기 전

| 엄마는 정신을 놓았다


딱 일주일 전.

나와 내 동생을 알아보지 못한 채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나에게

존댓말을 쓰며 누구냐고 했다.


똥오줌도 가리지 못한 상태로

그렇게 어머니의 똥오줌을 받아내며 행복했다.


나도 아기 때 이랬겠지.

내 똥오줌을 엄마 때 이렇게

행복하게 치워줬겠지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어 다행이다.


그렇게 일주일 7일이 되던 날,

엄마는 차분해지더니

심장이 천천히 멎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 사망신고를

준비하고 병실에 들어왔다.


삐삐 ----- 삐삐삐

삐삐----



심장박동소리가 줄어들 때쯤


삐-----


소리가 나오는 순간 엄마는 번뜩 눈을

뜬 채 사력을 다해 2초 동안

나와 내 동생을 살펴보고

뜨거운 눈물 한 방울을 흘린 채


숨을 거두었다.



그렇게 어머니는 죽었다

우리 곁을 떠났다.


죽고 나면 절차는 간단하다.

사망진단서, 가족관계증명서, 신분증을

가지고 해당 주민센터에 가면 된다.

가서 "사망 신고하러 왔어요"


"민원인분 서류 작성해서 와주세요."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하면

완료됐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엄마의 사망신고가 끝났다.


| 한 사람으로서 47년을 살았고,

| 한 사람의 엄마로서 23년을 살았고,

| 시한부로 6개월을 살았지만,


| 사망신고는 3분 카레보다 빠른

| 2분 50초 만에 끝났다.


고마워요 엄마.

우리 엄마여서 고마웠어요.


미안해요 엄마.

다음 생에는 나 낳지 말고

우리 엄마 하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요.


이렇게 엄마를 떠난 보낸 후

.

.

.

.


또 그렇게 살아버렸다.


『불행팔이소년: 나는 이렇게 살아도 살아버렸다』 시리즈 중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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