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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rick JUNG Sep 18. 2022

갱까도리

싸움닭

갱까도리..(けんかとり)


일제시대부터 쓰이고 있는 일본어 단어로 '싸움닭'을 의미한다.  요즈음 세대에겐 낯선 단어이지만 어르신들은 갱까도리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쓰시기도 한다.  


당연히 단어의 뜻과 같이 보통은 괜히 시비를 걸거나, 분란을 일으키고 깽판을 치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의미를 담아서 이야기를 하는 단어 이기도 하다.


하지만 꼭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싸움닭' 이라는 단어로는 투쟁력이 강하거나 반골기질이 있는 등 강한 캐터를 가진 사람을 일커를 때 흔히 쓰이기도 한다.



나는 닭띠다.


그래서 그랬는지 어머니는 나를 가끔 '갱까도리'라고 부르시곤 했다.   근데 모든 닭띠를 갱까도리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아버지도 닭띠신데 아버지한테는 한번도 갱까도리라고 부르시지는 않으셨다.   


내눈엔 아버지는 착하고, 순한 셨다.




어렸을 부터 잘못된 것, 부당한 것에 대해서 따지기는 했다.  상점, 식당 등등 정당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곳에서 서비스는 커녕 불친절을 넘어 궁시렁거리고 험담 하는 경우들도 있었다.   귀가 참 밝아서인지, 그런 것들이 왜 그렇게 잘 들렸는지...


어머니는 그냥 넘기라고 하셨지만 나는 반드시 가서 따졌다.  내가 먼저 시비 건적은 한번도 없지만 부당하거나 불의를 겪으면 반드시 fight back 했다.  뭐 실제로 큰 싸움이 벌어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 사과를 받아냈다.




그래서 어머니 눈엔 내가 가끔 갱까도리가 되었었다. 오죽하면 어머니는 내게 '忍耐'(인내)라고 새긴 금팔찌를 대학 졸업 선물로 해주시기도 하셨다.


하지만 요즘엔 '인내' 금팔찌를 차지 않아도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착하고 순한 닭이 되고 있음을 느낀다.  


반면에  군대에서 태권도 교관까지 하셨던 아버지 젊으셨을 때 일화를 몇가지 들어보면 아버지는 나보다 더한 갱까도리였을 거라는 확신이 들기도 한다.




살다보니 꼭 잘못을 짚고 따진다고 세상이 변하지는 않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냥 싸움닭순한 닭, 착한  되기도 하나보다.


그래 시간이 약이고 좋은 게 좋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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