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엔스는 첨단 부품을 만드는 일본의 센서 강자다. 이름이 과학의 열쇠(Key of Science)의 준말인 이 회사가 유명한 것은 인재 위주 고부가 전략 때문이다. 부가 가치가 높은 핵심 부품은 직접 만들고 나머지는 외부에 위탁 생산을 한다. 설계에 집중하고 생산은 10%만 직접 한다. 급여 수준은 일본 제조업계에서 최고다. 이익률은 50%를 넘는다. 비결은 시장을 직접 누빈 직원들이 모은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다. 고객의 요구에 응하는 수준을 넘어서 고객이 필요한 것을 미리 알아서 제시한다. 발로 뛰어 얻는 정보가 기반이다. 직원들은 일주일에 2-3회 업체 방문을 나가고 한 번 나가면 6-10개 업체를 만난다. 기업을 방문하지 않는 날은 하루 100회 정도의 전화상담을 한다. 이렇게 수집한 현장 정보는 월 1천 건에 달한다. 상담 내용은 카드에 기록해 데이터베이스화 한다. 방문지는 고객의 뿐 아니라 고객의 고객 공장까지도 방문한다. 방문 전 직원들은 역할을 나눠서 상담과 컨설팅 연습을 한다. 선배사원은 후배 사원의 질문과 상담 내용을 검증해서 역량을 높여준다.
팹리스 전략
생산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외부 소싱을 한다. 팹리스 전략이다. 스마트 팩토리, IoT 등에 들어가는 센서는 세계 시장의 수요가 많아지고 종류도 다양화되고 있다. 4차 산업시대의 자동화, 지능화에 필수적인 부품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20여 개, 자동차에 200여 개가 들어가는 센서는 10년 전 1천만 개 규모였던 시장이 2020년에 무려 1조 개 시장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키엔스에서는 현장에서 수집한 정보가 지속적으로 제품 개발 과정에 반영된다. 출시 제품 중 2년 이내 개발된 신제품이 매출의 30%를 차지한다. 또 신제품의 70%는 세계 최초 내지는 업계 최초이다. 센서 제품의 특성상 고객의 요구를 분석해 솔루션을 제공하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키엔스의 경쟁력은 솔루션 개발, 컨설팅 제공, 중간단계 없는 직접 판매에 있다. 경쟁업체보다 한 발 앞선 제품 개발은 가격으로 보상이 되어 돌아온다. 제품 가격의 구성은 재료비 20%, 관리비 30%, 그리고 50%가 이익이다. 이익의 10%는 직원에게 인센티브로 돌아간다.
인사 전략
직원들의 동기부여는 금전적인 것뿐 아니다. 인사가 투명하다. 창업자 가족이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입사도 하지 않는다. 직원 평가도 360도 다면평가 방식으로 상사, 동료, 부하의 평가를 모두 받는다. 능력과 성과가 우선 평가 요소다. 접대비도 따로 없다. 최대의 접대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지식과 실력이다. 업무 수행은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문화가 조성되어 있다. 창업자 다카자키 다케미쓰가 ‘중요한 일 먼저’의 업무자세를 강조한다. 경영 지표로는 총자산 대비 이익률과 1인당 부가가치 창출 비율이다. 핵심적 목표관리로 경영자가 업무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셈이다. 창업자가 외부행사나 언론 노출을 꺼리고 조용한 경영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키엔스 핵심 경쟁 요소는 팹리스, 기술력, 영업력이다. 핵심 부품인 화이버 센서의 경우 기존 제품의 250배 파워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의 센서 기술 수준은 선진 기업 대비 소재 56%, 설계 72%, 양산 역량 70% 수준으로 알려진다. “A가 중요하면 A에 집중하라.” 센서기업을 선도하는 키엔스 CEO의 말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