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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Nov 01. 2020

환자들이 만드는 의료 정보교환 플랫폼 페이션츠라이크미


            우리 속담에 ‘병은 남에게 알리라’는 말이 있다. 미국에 환자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모임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페이션츠라이크미 (PatientsLikeMe)가 주인공이다. 루게릭 병에 걸린 동생을 돕기 위해 두 형제가 만든 플랫폼이다. 29세의 나이에 루게릭 병에 걸린 동생을 위해 2004년 MIT에 다니던 두 형, 제임스와 벤 헤이우드가 인터넷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이름은 ‘나 같은 환자들 ’(페이션츠 라이크 미)이라고 정했다. 루게릭 병은 영어로 ALS라고 하는데 전신 근육 수축병이다. 1930년대 이 병을 앓은 야구선수 루게릭을 기려서 만든 병명이다. 동생은 2006년 세상을 떠났지만 커뮤니티는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 환자 정보교류 창구로 발전했다.  2011년 22개 질환 동호회가 되었고 지금은 2700개 질환 75만 회원의 의료정보 플랫폼이 되었다.   

 

제이미, 벤, 스테판 헤이우드   (출처: PatientsLikeMe)

     중국이 탐내는 플랫폼

    중국의 유니콘 기업 아이카본엑스가 2017년 1억 불을 이 플랫폼에 투자한 적이 있다.  미국 정부의 외국인투자 심의위원회(CFIUS)는 재심사를 통해 안보 이유로 2019년 투자를 취소시켰다. 지금은 미국 유나이티드헬스 보험회사 소속이 되었다. 2008년 이태리 의료 논문에 루게릭병 치료 기사가 등재된 일이 있었다. 그 논문에서 리튬이 병의 진행을 지연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되었는데 페이션츠라이크미에서 결과를 뒤집은 일이 발생했다. 카페 회원들이 1년간 테스트해 본 결과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물론 환자 모집단 수에 차이가 있었지만 이 사실은 다수 회원 환자들이 1년간 직접 실험한 결과이기 때문에 의학계를 놀라게 했고 환자정보 교환 플랫폼의 역할이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페이션츠라이크미  환자정보  (출처: PatientsLikeMe)

      비즈니스 모델

     회원들에게서 나오는 데이터와 자료를 제약회사, 보험회사, 연구소 등에 판매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제약회사들의 임상시험 때 회원들이 참여한다. 임상시험 참가는 회원들의 동의하에 이뤄진다. 플랫폼의 핵심 콘텐츠인 환자 경험담은 페북의 담벼락처럼 일정한 형식 하에 축적된다.  증세, 복용약, 효능, 부작용, 기분 등 다양한 정보들이 공유된다. 수요를 기준으로 축적 정보는 유무료로 서비스된다. 제약회사들의 설문조사, 연구 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 유료 프로젝트 참여는 회원들의 동의를 얻는다. 정보 교환 및 활용은 익명으로 이뤄진다. 커뮤니티 회원 만족도는 72%로 나왔고 세부적으로는 57%가 약의 부작용 이해, 43%가 동병 환자들 발견에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지금까지 3만 건 이상의 임상 시험이 가능했고 임상시험 참가 회원들은 Givebacks라는 형태로 피드백이 주어진다. 설문조사나 임상시험은 제약회사들이 주로 한다. 노바티스의 다발성 경화증(MS), 베링거 인겔하임의 희귀 폐질환 프로젝트도가 그 예들이다.     


     정밀 의료 혁신 창구

    반도체 시장의 10배인 헬스케어 시장은 맞춤형 정밀 의료 체제로 바뀌고 있다. 빅데이터가 핵심이고 이는 실제 환자 정보가 소중한 이유다. 루게릭병의 경우 미국 신규 환자 10%가 커뮤니티 회원이다. “버튼 한 번 누르면 질환 하나에 200명의 정보를 금세 파악할 수 있다”  커뮤니티 담당 간부의  말에 페이션츠라이크미의 가치가 담겨 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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