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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Nov 01. 2020

바다 위의 웨이모 콩스버그

     자율주행 선박이 항해를 시작했다.  노르웨이 콩스버그 사가 만든 자율운항 페리호가 지난 2월 3일 (2020) 노르웨이 연안에서 첫 운항을 했다. 육지에서는 구글의 웨이모가, 바다에서는 해양기술업체 콩스버그가 자율 차와 자율 선박의 첫 상용 운행을 시작한 셉이다. 사실 무인선박은 미 해군에서 일찍이 운항한 바 있다. 콩스버그의 기록은 상용 첫 운항의 의미가 있다. 콩스버그는 자율운항 기술에 있어서 4대 선도 기업의 하나다. 영국의 롤스로이스, 스위스(스웨덴 합작) ABB, 핀란드 바르질라 사와 함께 무인 선박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이 중 콩스버그와 롤스로이스 (롤스로이스 마린)가 기술력에 있어 다소 앞서 있는데 지난해 (2019) 콩스버그가 롤스로이스를 인수했다. 1강 2중 체제가 된 셈이다. 콩스버그의 일정대로라면 금년 중 대형 자율 선박이 완성될 예정이었다. 야라 버크랜드 호로 알려진 대형 화물선이 노르웨이 연안 항로 운항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지연되고 있다. 콩스버그는 이와 함께 노르웨이 해운업체 빌헬름 사와 자율 선박 임대 업체를 설립했다. 마스텔리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공유차의 우버처럼 자율 선박 임대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야라 버클랜드호 모형

   야라 버클랜드 (Yara Birkland)

   콩스버그가 건조 중인 자율 선박 이름은 야라 버크랜드다. 비료회사 야라 인터내셔널에서 주문한 것이다. 야라의 비료 운송을 위해  60km 거리의 연안 항로를 운항 예정이다. 현재의 육로 운송에는 하루 트럭 100 대, 년간 4만 대가 투입되고 있다. 자율 선박으로 대체 시에 배기가스 감소는 물론 연료비와 인건비의 절감 효과를 얻는다. 콩스버그(Kongsberg)는 200년 역사의 노르웨이 군수업체다. 원래 은광 지역인 콩스버그 마을이 폐광되면서 생긴 업체로 1차 대전 시 소총 등 무기를, 전쟁 후에는 자동차 부품을, 1997년에는 해양 및 군수 분야로 사업을 전환했다.  최근 해양 경기 위축으로 무인 선박, 무인 군수장비, 디지털 기술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야라 버크랜드 건조 비용은 2500만 달러다. 일반 선박에 비해 3배 정도 비싸긴 하지만 운영비가 90% 절감된다. 건조 비용의 1/3은 노르웨이 정부가 지원한다.   

 

   자율운항 선박 경쟁

   자율 선박 개발은 EU가 가장 앞서 있다.   공동 연구 프로젝트 MUNIN,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 AAWA를 비롯 다양한  프로젝트에 400여 개 기업이 참가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앞서 있다. 해운 회사 니혼 유센(NYK)과 조선 회사 미쓰비시 중공업 등 총 10개사 이상이  연합하고 있다. 일본은 정부가 국제 표준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도 ‘중국 제조 2025’의 핵심 프로젝트로 개발을 추진해오고 있다. 조선 기업 하이항(HNA), 중국 선급(CCS) 주도로 얼라이언스(UCSDA)가 가동되고 있다.     

야라 버크랜드 건조 협약식(가운데 노르웨이 솔버그 총리) (사진: 야라코리아)

   한국 5~6년 기술 차이

   오대양 바다에 떠있는 선박은 대형 기준으로 9만 척 정도인데 이 중 연간 2~3천 건의 사고가 발생한다. 사람의 실수로 인한 사고가 85% 정도다. 자율 선박 개발이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세계 1위 조선 국가 한국은 선발국 대비 5~6년 기술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콩스버그의 잰걸음이 우리의 발걸음을 재촉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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