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에 가면 모형철도 박물관이 있다. 미니어처 원더랜드라 불리는 이 박물관은 기차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독일어 명칭은 미니아투어 분더란트, Miniatur Wunderland). 독일, 오스트리아 등 세계의 지역과 사람들을 모형으로 축소해 전시한 곳이다. 독일에 백조의 성, 쾰른성당과 같은 유명 관광지가 있지만 인기 1위 관광명소는 함부르크 미니어처 원더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항구의 오래된 창고 건물 안에 있는 이곳 박물관의 특징은 전시된 기차역, 공항, 항구, 알프스, 도시 풍경들이 매우 정교하고 생생하다. 수십만에 달하는 축소 인물들의 동작과 표정, 그리고 비상등을 켜고 달리는 구급차까지도 1천 분의 1 정도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리얼하고 코믹하다. 이 곳은 보통의 박물관처럼 유리 너머로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물에 접근할 수 있고 200여 개에 달하는 버튼을 통해 인터랙티브 동작을 해볼 수도 있다. 가령 스위스관의 초콜릿 공장에서는 단추를 눌러 초콜릿을 나오게 할 수도 있는 식이다.
인기 비결
모형철도는 보통 마니아나 어린이가 좋아하지만 이곳은 남녀노소 모두 좋아한다. 창업자가 접근성과 재미를 콘셉트로 잡았기 때문이다. 1천여 개의 기관차, 1만여 개의 여객 및 화물칸 웨건, 1만여 개의 자동차, 52여 대의 비행기, 26만 명의 피겨 인간, 800여 척의 배, 수십만 개의 전구가 설치된 이곳의 작동은 50대의 컴퓨터가 담당한다. 함부르크에서 Pub을 운영하던 프레데릭과 게릿 브라운 형제는 창업 시 3천 명 대상 설문조사를 했다. 사업구상에 대해 남성들은 선호도 3위로, 여성들은 선호도 맨 하위로 반응이 나왔다. 창업자들이 접근성, 재미와 함께 참여를 콘셉트로 잡은 계기가 되었다.
입지 선정과 금융조달은 함부르크 시를 통해 도움을 받았다. 시 경제 담당국은 사업구상을 듣고 함부르크 항만을 관리하는 기관을 소개했고 이 기관은 지금의 창고 건물을 추천했다. 금융은 함부르크 저축은행(Sparkasse)의 도움을 받았다. 2페이지짜리 개요를 보고 첫 방문에 융자를 승인해줬다. 창업자는 인터뷰에서 건축비와 관람객 수 산정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밝혔다. 건축비는 당초 1백만 유로 대신 2천만 유로로 늘어났고, 관람객 수는 당초의 예상을 훨씬 초과해 백만 명 단위로 늘어났다. 실제로 창업 후 20년이 지난 현재 (2020년), 지출된 건축비는 2천1백만 유로, 관람객은 년간 140만 명에 달한다. 입장료가 일반 기준 15유로이니 년간 매출이 1천만 유로(약 130억 원)를 넘는다. 입장객 대기 줄이 너무 길어 인터넷을 통한 사전 예약이 추천된다.
특별한 것들
성수기에 장애인은 월요일 저녁을 따로 정해 별도 안내 서비스를 받는다. 함부르크에 100개가 넘는 공인 자선기관과 협력해 매월 기념 배지를 제작해 판매한다. 개당 2.9유로의 판매대금에서 비용을 빼고 전액 기부한다. 기부처 선정은 구입할 때 관람객이 정하게 한다. 전시된 베를린 음악 공연장의 초대 가수 헬레네 피셔를 실제로 초대해 기부행사를 협업하기도 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확대 가능성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함부르크로 족하다고 했다. 함부르크에 대한 애정과 어린 시절 꿈의 실현이 미니어처 원드랜드의 성공 요인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