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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Nov 01. 2020

뿌리가 깊은 반도체 기업 TSMC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매출이 신기록을 돌파하고 시가총액은 인텔과 삼성을 제치고 반도체 기업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애플과 퀄컴의 주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초미세 단계인 5 나노 반도체의 선도적 양산애 이어 2022년에 3 나노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모리스 창

       모리스 창 회장은 대만 반도체의 아버지로 불린다. 미국 이민 출신 반도체 공학자로 1985년 대만 정부의 초빙으로 전자통신연구소(ITRI) 원장을 맡았다.  파운드리 업체 TSMC 설립은 그의 제안이었다. 텍사스 인스투르먼트(TI)에서의 엔지니어 경험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분야를 개척했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들의 위탁을 받아 생산만 하는 기업이다. 당시만 해도 인텔 등 반도체 기업들은 설계와 생산을 겸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들이었다. 그는 장차 반도체 생산과 설계의 분리 시대가 올 것을 예감하고 귀국 후 생산만 담당하는 파운드리 기업을 구상했다. 

      반도체 생산은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한다. 반도체 인재들이 생산을 하고 싶어도 자본이 없어 못하는 모습을 봤던 그였기에 파운드리 사업에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TSMC의 경영방침은 그때부터 생겼다. 삼성도 파운드리 기능을 갖고 있고 향후 파운드리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고객이 두 회사를 보는 눈은 다르다. 한쪽은 생산만 하고 한쪽은 생산과 설계를 다 하기 때문에 한 곳은 설계 비밀 누출 염려가 있다. TSMC 덕분에 많은 자본이 없어도 되는 팹리스들의 성장이 가능했다. 더불어 세계 반도체 기술의 발전도 가속화되었다. 

    

TSMC 마크 류 회장, 모리스 창 전임 회장, C.C. 웨이 CEO (왼쪽부터) (출처:cw)


        개방적 플랫폼

       모리스 창의 예견은 옳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애플, 퀄컴의 주문량도 늘었고, 게임 수요에 비례한 엔비디아나 AMD의 그래픽 반도체 주문도 늘어났다. TSMC의 장점은 또 있었다. 다양한 기업이 모이는 플랫폼 역할이 그것이다. 파운드리에 집중한 결과 반도체 각 분야의 기업들의 신뢰도는 높아졌다.  상호 간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에 TSMC는 중개자 역할을 했다. 디자인, 설계, 생산, 장비, 특허전문 회사들의 상호 간 네트워킹 창구가 된 것이다. 고객을 위해 상호 간 가격 할인 부탁 등 편의도 중재도 해줄 수 있는 위치가 되었다. 소위 말하는 오픈 인노베이션 플랫폼(OIP) 역할자가 되었다. 

     최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유일한 공급자는 네덜란드 ASML이다. ASML은 필립스가 뿌리다. 초창기 TSMC도 민간 최대 투자자는 필립스였다. 두 회사 간 관계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문이다.  실제 ASML의 첨단 노광장비 담당 임원은 TSMC 출신이다. 노광 공정에서 중요한 초진공 기술에 있어 TSMC의 경쟁력을 다른 기업이 좇아오지 못하고 있다.       

파운드리 점유율 2020.1분기 (출처:트렌드포스,조선비즈)

      뿌리 깊은 깊은 나무 

      모리스 창은 2018년에 87세의 나이로 퇴임했다. 호머와 셰익스피어를 좋아한 그는 하버드에서 문학에서 공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취업을 해야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뿌리가 깊으면 나무는 크게 성장한다”라고 한다. TSMC 성장은 뿌리를 중시한 창업자의 안목과 무관치 않는 듯하다. 그는 보이진 않는 신뢰가 보이는 제품 보다 더 좋은 보호막이라고 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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