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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Nov 01. 2020

반도체 시장의 다크호스 엔비디아

         가죽잠바가 트레이드 마크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대표가 2020년도 반도체 업계의 뜨거운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기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시가총액에서 지난 7월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3위에, 8월엔 삼성을 제치고 2위에 등극했다. 1위는 대만 기업 TSMC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설계업체인 영국 ARM의 인수자로도 결정되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일본 해외 인수 역사상 최대 규모인 320억 불에 매입했던 기업이다. 세계 모바일폰 칩의 대부분을 설계하고 저전력 반도체 설계가 강점인 ARM을  인수하게  반도체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젠슨 황 (출처: nvidia)

         GPU 원조

        원래 엔비디아는 그래픽 칩이 주력이다. 그래픽 칩은 나중에 GPU로 이름이 바뀌었다. 컴퓨터를 움직이는 시스템은 CPU와 GPU가 있다. CPU는 논리와 제어에 강하고 GPU는 영상을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연산작업에 강하다.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자율주행차와 AI의 등장으로 빠른 연산 처리가 중요해졌다. 데이터를 빨리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이는 GPU의 수요 증가 배경이고 엔비디아의 급성장 요인이다.  GPU 용어 자체도 엔비디아 젠슨 황 회장이 만들어 냈다. 원래는 그래픽 처리장치인 VGA로 불렸지만 보조가 아니고 주력 장치란 의미로 별도 이름을 만들어냈다. 그는 인텔이나 AMD의 주력제품인 CPU 생산이 꿈이었지만 강자들의 벽을 넘을 수 없어 GPU로 바꿨다. 이 결정이 오늘날 엔비디아의 성공으로 이어진 셈이다. 

      젠슨 황은 대만 출신 미국인으로 오리건 주립대와 스탠퍼드 대학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그래픽 칩의 비중이 낮을 때 그는 게임과 영상의 시대가 올 것을 예감하고 그래픽 칩 개발에 몰두했다. 차기 제품을 뜻하는 넥스트 버전 (NV)으로 칩 이름을 정했고,   회사명 엔비디아의  기초가 되었다.  초기 모델인 NV1, NV2는 실패했다. 일본 게임 업체 세가의 투자에 힘입어 만든 NV3가 성공해서 엔비디아 도약의 기반이 되었다.

   

엔비디아, 시가총액 반도체 2위 (출처:야후 파이낸스, 매경)

       표준을 만드는 기업

      빠른 연산을 위해서는 GPU를 병렬로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CPU가 고층 빌딩이라면 GPU는 다수의 평면 건물이다. 이들 건물을 연결하는 언어가 필요한데 엔비디아는 자체적으로 CUDA라는 언어를 만들었고 당시 쓰이던 것보다 성능이 우수해 자연스레 표준이 되었다. “표준은 누가 정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많이 쓰이는 게 표준이다.” 젠슨 황의 표준에 대한 생각이다. 자율주행, 로봇, 빅데이터를 움직이는 AI 운영에도 표준이 필요한데  젠슨 황은 AI 표준을 만드는 게 목표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기술을 주도한다. 다이믈러, 도요타를 비롯 세계의 자동차  및 부품 기업 300여 개사가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기술 파트너이다. 테슬라도 엔비디아의 자율 주행 플랫폼을 쓰고 있다. 엔비디아와 함께  모빌아이를 인수한 인텔이 자율주행 플랫폼 제작의 한 축을 이룬다.

     기술을 중시해 11,000명의 직원 중 엔지니어가 9,500명이다. 젠슨 황은 소통의 경영자로 알려진다. 금융위기 때 본인 급여를 1달러로 줄였던 그는 방이 따로 없고 모여서 회의하는 곳이 자기 방이다. 지적인 정직을 강조하는 그는 직원들이 연구개발을 최대한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전략 수립의 기준은 돈이 아니고 해야할  일들이다”, “우리의 보스는 프로젝트다” 젠슨 황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는 말들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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