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가 골라준 띵곡 - 백예린 <한계>

당신도 모르는 사이 주눅 들어 본 가엾은 당신에게

by 편은지 피디

덕질이 좋은 이유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내 취향을 정해준다는 게 좋다고 했었는데, 나의 최애가 골라준 띵곡. 백예린의 <한계>라는 곡이다. 원곡은 넬이 불렀다. 일단 가사.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과
네가 필요로 하는 나의 모습이
같지가 않다는 것

잘못된 건 아니지 않나요
미안할 일 아니지 않나요


세상엔 주눅 들일이 너무 많다. 나만큼 저 사람이 나를 안 좋아하는 것 같고, 더 나아가 심지어 나를 싫어하는 것 같고. 유독 나한테만 말투가 쌀쌀맞은 것 같고, 난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저 사람은 나만큼은 아닌 것 같고. 결론적으로 내가 감이 없거나 눈치가 없는 것 같고. 이 상황을 해결할 능력은 더 없는 것 같고.


실제로 내가 못나서 주눅이 드는 경우도 있지만, 그 반대인 경우도 의외로 많다. 타인의 '시샘'으로 인해 주눅이 드는 경우인데, 결론적으로는 타인의 시샘이란 '내가 잘나서 받는 미움'이다. 그렇다면, 이론상 어깨를 으쓱으쓱하며 "제가 잘나서 죄송함미당" 해야 할 것 같지만 현실은 미움받는 사람이 움츠러든다. 감정의 기싸움에서 밀려서 그렇다. 쌀쌀맞은 말투, 가시 돋친 말에 피 흘리고 아파하느라 내가 타인으로 하여금 질투심을 일으킬 만큼 매력 있는 사람이라는 걸 인지할 여유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연예인에 대한 악플도 이런 메커니즘의 일환이라고 생각이 든다. 심지어 나와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들이 던진 칼인데 맞으면 아는 사람한테 맞는 것보다 더 아프다. 성시경이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모르는 사람한테 욕먹으면 얼마나 아픈 줄 아냐고. 그건 진짜 아프다고.'그래서 아래의 가사가 더 몰입이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줄 수 있는 것 그 이상을 줄 수 없음에
미안해해야 하는 건 이제 그만둘래요

오늘도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눅 들었을 당신이 쉽게 그만두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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