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한 달 정산 - 미련 맞게 매일 쓰는 것에 대해

by 편은지 피디

브런치 작가가 된 지 한 달. 소소하지만 성과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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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글 33건




이 중 발행 글 33건에 주목해보려고 한다. 브런치를 시작한 뒤 매일 한 건 이상은 글을 쓴 셈이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_정지우 지음》매일 글을 쓴다는 저자는 실제로 글을 안 쓰는 날이 1년에 열흘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나는 보통 글 완성 시간이 20분 남짓으로 매일 쓰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매일 쓰는 건 왜 고달프며 때로는 스스로 미련 맞다고 느껴질까?


정신적 영역의 일들에는 즉각적인 가시적 성과가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폭식이나 절식은 차라리 가시적 성과가 있다. 살이 확 찌거나, 부기가 빠지거나 둘 중 하나는 내 눈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신적 사유와 관련된 일들은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으며 가끔은 스스로 헛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스친다. 냅다 포기하기 딱 좋은 환경이다.


흔히 피디가 되기 위한 시험을 '언론고시'라고 하는데, 이 시험 이러한 종류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든다. 엄청 고난도의 지식이나 기술을 요구해서가 아니다. 피디가 되기 위한 시험공부 자체가 가시적 성과는 물론 가닿을 수 있는 구체적 방법 또한 없기 때문이다. 매일 신문을 읽고, 수차례 함께 낙방하는 동지들과 스터디를 해도 썩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합격한다더라라는 그럴싸한 힌트도 없다. 다른 시험들처럼 공통의 교재라도 있으면 몇 번이고 반복해서 줄 치며 볼 자신이 있는데 그런 것도 없다. 그냥 피디가 되기 위해선 세상에 '두루두루'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적게 먹고 운동하면 날씬해진다는 말과 같은 말로 들린다. 그럼에도 나는 피디가 되고 싶은 욕망이 조금 더 앞섰기에 이러한 미련 맞음을 몇 년간 감내했다.




브런치 작가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나는 꽤 미련 맞은 게 아닐까?'라는 썩 유쾌하지 않은 느낌을 굳이 이겨내며 글을 쓰는 이유는, 일단 다행히(?) 나에게 글쓰기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크다. 그와 동시에 이왕이면 의미가 휘발되지 않는 일을 하고 싶다는 나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또한 나의 존재가치를 이왕이면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찾고 싶은데, 내가 지나가는 모든 이에게 만 원씩 줄 수 있는 벼락부자가 되지 않는 한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유익한 일 중 하나가 글쓰기이다.


그래서, '요즘 글을 누가 봐요. 책을 누가 봐요.'라는 숱한 물음 속에서 오늘도 미련함을 자처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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