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14주에 자연주의 출산 상담은 너무 이른가?
자연주의 출산과 자연분만은 다르다. 자연주의 출산과 자연분만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 나도 친구들에게 "나 자연주의 출산할 거야"라고 메시지를 보냈더니 친구는 "자연분만"이라고 말했고, 나는 은근슬쩍 "자연주의 분만"이라고 정정해주어야 했다. 관심 있는 사람은 아주 잘 아는 정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든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꼭 자연주의 출산으로 아이를 낳고 싶었다. 차갑고 밝은 수술대에 누워서 아이를 낳기보다는 비교적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낳고 싶었다. 적당히 어두운 곳에서 낳으면 나도, 아이도 편안할 것 같았다. 더군다나 아이는 양수에서 욕조 물로 옮겨지는 것이니 얼마나 더 편할까?
남편이 출산과정에서 함께한다는 점 또한 마음에 들었다. 남편이 혹시나 출산과정을 보고 충격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조금 된다. 하지만 남편도 나와 같은 양육자로서 출산에 함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남편과 함께하는 거라 더 의지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출산 후 아이가 남편 품에 안기는 장면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다.
하지만 자연주의 출산도 출산의 한 과정이다. 진통의 시간은 무척이나 힘들 것이다. 벌써부터 살짝 겁이 난다. 자연주의 출산이면 무통 주사를 안 맞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엄살이 심한 내가 버틸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그걸 감내하고서라도 자연주의 출산을 하고 싶다. 아이를 또 언제 낳을지 모르는데, 내가 원하는 방법으로 낳고 싶다.
지난번 산부인과 진료에서 자연주의 출산 문의를 했었다. 그때는 담당 조산사님이 일을 쉬는 날이라 평일에 전화 준다고만 하셨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조산사님에게 전화가 왔다.
임신 14주 차에 자연주의 출산 상담을 받기는 이른 것인가? 별다른 설명은 없었다. 자연주의 출산을 왜 하고 싶은지, 몸은 이상이 없는지 물어보셨다. 그리고 다음번 진료 전에 만나서 상담을 해보자고 하셨다. 남편과 같이 병원에 가려고 늘 토요일에 진료를 봤는데, 조산사님은 주말에는 쉰다고 하신다. 평일에 하루 시간을 내야 한다.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게 되면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