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타협하며 비건 육아하는 법
비건과 관련된 사회단체에서 활동하다 보니 자연스레 비건으로 육아하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 밝은 모습으로 비건 육아를 실천하는 모습들에 큰 감명을 받는다. 그분들을 보며 “나도 비건으로 육아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내와 남편 모두 비건인 집에서는 비건 육아가 충분히 가능할 수 있겠다. 그 집은 비건이 자연스러운 것이니, 그 집에서 자라는 아이도 자연스럽게 비건을 받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부모님 두 분 다 비건이니 비건 육아가 당연한 일이지 않았을까?
비건 육아하는 가정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이의 도시락을 다 싸서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 보냈다고 한다. 일단 비건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아이를 위해 매번 도시락을 쌌다는 것이 정말 존경스럽다. 나는 그렇게 못 할 것 같다.
우리 집에서는 나 혼자만 비건을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비건 육아하는 분들처럼은 하는 것은 무리겠다. 나 외에 다른 이들이 아이에게 동물성 음식을 주는 것을 막기란 무리일 거라 생각이 된다. 하나하나 다 막다가는 싸움이 날 것도 같다. 그렇게 하기 힘들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내가 주양육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내가 해 주는 밥을 먹고 아이가 자랄 것이다. 그러니 적어도 내가 만드는 밥과 간식만이라도 비건으로 건강하게 해 주고 싶다. 내가 생각한 최소한의 범위이다.
아이에게 비건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동물권과 기후위기에 관련된 책, 영상 등을 자주 접하게 해 주고 아이와 생각을 나누고 싶다. 나의 생각을 너무 강요하지 않고 아이의 생각을 듣고 잘 수용하는 유연한 엄마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