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도 생명이긴 한데

채식주의자가 벌레를 대하는 방법

by 주옹


무더운 여름이다. 여름에는 다른 계절보다 벌레가 참 많다.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벌레를 잡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벌레도 생명인데.” 고기를 음식이 아니라 생명이라고 생각해서 비건을 지향하고 있다. 그런데 벌레도 생명이긴 하다.


“벌레 좀 잡아줘!”


벌레를 보면 너무 징그럽고 싫다. 내 손으로 잡는 것조차 싫어서 집에 남편이 있을 때는 남편에게 잡아달라고 한다. 무슨 일인지 우리 집에 벌레가 많이 나온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내가 조금만 이상한 소리를 내기만 해도 남편이 달려와서 벌레를 잡아줬다.


도저히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 집안 곳곳에 바퀴벌레 약을 뿌렸다. 화장실 배수구도 바꾸고 세면대 구멍을 항상 막는 습관도 들였다. 노력을 기울인 결과인 건지 이제 벌레는 잘 보이지 않는다. 헛된 노력이 아니었다 싶다.


벌레도 생명인데 이렇게 막 죽여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우리 집에 있는 벌레는 최대한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집 밖에서 본 벌레는 안 죽이고 살려서 내 시야 밖으로 보낸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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