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옹 Oct 17. 2022

아직 모르는 게 많다

채식 단계가 아닌 채식 유형


 채식이란 동물성 음식을 배제하고 식물성 음식을 주로 먹는 식습관을 말한다. 사람들은 개인의 신념, 건강, 환경, 종교 등 다양한 이유로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 채식은 본인의 상황에 맞게 간헐적으로 채식을 하는 플렉시테리언부터, 동물성 음식을 완전히 배제한 비건까지 여러 종류가 있다. 나는 이 중에 플렉시테리언으로 채식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채식 단계도 포함하면 어떨까요?"

 

 참여하고 있는 채식 관련 모임에서 내가 한 말이다. 채식 유형을 생각하고 한 말이지만 나도 모르게 "단계"라는 단어가 나왔다. 채식 유형이 아닌 단계로 표현하면 "너"와 "나"를 구분 짓는 느낌이 든다. 비건은 완전하고 플렉시테리언은 불완전한가? 그건 아니다. 나는 이 사실을 내가 "채식 단계"라는 말을 내뱉고 다른 비건 지향인의 말을 듣고서야 알게 되었다.


 채식 단계가 아닌 채식 유형이라고 불러야 하는데 내가 실수를 했다.


 만약 채식 단계가 맞는 표현이라면 많은 모순점이 생긴다. 육고기는 먹는데 계란, 우유는 안 먹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또 해산물은 먹는데 꿀은 안 먹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각자가 처한 상황이나 생각에 따라 다양할 것이다. 육고기부터 단계적으로 안 먹는 사람은 드물다고 본다.


 "비건 지향인과 비 채식인으로 부르는 것은 어떨까요?"


 그 모임에 참여한 다른 비건 지향인에게 듣게 된 말이다. 사실 비건이라고 해도 완벽히 동물성 음식을 배제하며 살기는 어렵다. 99% 비건을 실천해도 1%는 실천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비건 지향인과 비 채식인으로 부르자는 의견이다. 이 말에 너무 동의하는 바다. 


 나는 나 스스로를 검열했다. "완벽한 비건은 아니지만 비건 지향인으로서"라는 말을 종종 쓰곤 했었다. 완벽한 비건이 아니기 때문에, 비건 지향인에 그치기 때문에 나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느낌이 강하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나를 검열해서야 되겠는가?


 나는 아직 동물성 음식을 먹고 있다. 그렇지만 비건도 지향하고 있다. 내 마음속에는 비건이 옳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는 이렇게 말을 했다. "비건이 옳다고 생각하면서 비건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하지만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각자의 상황에 맞게 채식을 실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하는 게 낫다. 늘 동물성 음식을 먹는 것보다 일주일에 4일 이상 채식하는 것이 낫다. 뭐든 일단 해보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끔은 정신 건강을 생각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