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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희 Jan 04. 2023

엄마의 병영일기 5

2022.12.30.금

엄마 만나러 가는 길.

 딸의 이사를 위해 딸내미한테 왔다가, 엄마이기도 하지만, 딸이기도 한지라 울엄마를 만나러 갔다.


딸아이가 처음 부산에 공부하러 내려왔을 때,

내가 살고 있는 충주와 거리가 멀어 자주 오가지 못하고 두루 염려가 되었을 때, 부산의 동생과 친정엄마가 큰 의지가 되었다. 몇 개월 동안 음으로 양으로 든든하고 감사했다. 딸내미도 그 정을 느껴 할머니가 좋아하실만한 흑임자 인절미를 미리 주문해둔 것을 보고 내심 기특했다.


떨어져 지내면서 자주 연락을 하진 못했지만, 같은 부산 하늘 아래 있다가 직장을 서울로 옮겨 이사를 한다니 엄마는 많이 울컥거리시는 듯했다.


마침 딸아이 생일이라고 따뜻한 미역국을 끓여놓으시고, 내가 담은 집된장과 김장 김치에 행복해하시는 울 엄마.

소박하고 늦은 점심 한 끼에 헤어짐의 서운함이 따뜻함으로 채워졌다.


막창구이로 1차, 우리가 좋아하는 안주로 2차
2차로 간 곳의 안주가 모두 맛있고, 서비스도 마음에 들었는데, 그 중 으뜸은 꼬막찜!
버터관자새우구이도 일품이었다.

이번주의 시작과 끝은 모두 '어느새 이렇게 커버린 걸까!'를 생각하는 연속이다.


월요일엔 밤톨 머리를 하고 훈련소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아들의 넓은 어깨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는데, 오늘은 엄마랑 아빠랑 맞술을 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딸내미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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