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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희 Jan 18. 2023

엄마의 병영일기 6

2022. 12. 31. 토

이런 고드름 첨 본다.

딸내미의 간추린 짐을 욱여넣은 차를 타고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네 시가 넘어 있었다.


5시에 시댁 식구들과의 저녁 약속이 있어 시간이 타이트했다.

"어! 저거 뭐야, 설마 고드름이야?"

현관을 들어서다 말고 한쪽 발만 문턱에 걸친 채, 딸내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옆 건물 3층 연통에 맺힌 고드름이 보였다.

듣도 보도 못한 신기한 모양의 고드름.

사람의 손으로는 일부러 저렇게 만들려 해도 못하겠다. 마침 이때의 기온과 바람이 만들어낸 작품일까!

어딘가에 대칭이 되는 하나가 더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신의 수염 한쪽인 듯, 천사의 날개 한쪽인 듯.


웨이팅이 종종 있는 조카의 식당에서 가족 모임.

오늘은 식당 문을 열자마자 승승장구하고 있는 조카가 쏜단다.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모두 워터에이징 방식으로 숙성된 것이란다.


올라오면서 휴게소에서 간단한 요기만 한 탓인지, 더 맛있게 느껴진다.


어제는 딸, 오늘은 남편, 내일은 시아버님 생신이 이어져 있다. 아버님 생신 장을 보고 나니 급격히 밀려드는 피로.

'완전히 긴장 풀지 말자.'

슬금슬금 몸살이 올라오려고 기회를 보는 것 같은 느낌에 혼자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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