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사러 나선 길
수산물 시장
새벽 시장
대야 장날
가는 곳마다 거품 물고 집게발 치켜세운 꽃게 천지다
꽃게 팝니다, 꽃게 있어요, 오늘은 꽃게 먹는 날,
고르고 흥정하느라 왁자지껄한 가을
제철에 먹어야 맛있지, 두리번거리는데
어물전 한쪽 ‘꼿게’가 버젓이 꽃게를 판다
스티로폼 상자 뒤집어 빨갛게 쓴 ‘꼿게’
꼿게든 꽃게든 누가 봐도 꽃게
그걸 본 누군가는 웃으며 지나가고, 또 누군가는
그럴 수 있지, 재밌잖아!
시장에나 와야 볼 수 있는 일
저마다 즐겁게 꽃게를 고른다 덩달아
집게발 치켜든 꼿꼿한 가을을 척척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