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랑 Nov 27. 2024

긴 침묵의 계절이 흐르는 동안

보통날의 시선 30


플라타너스 우듬지에 모인 햇살이

바람에 떤다


플라타너스에 바람은

살아낸 날들의 일침,


흔들리지도

휘둘리지도 않은

기꺼이 닿고자 몸부림친 최선이었을 것


어쩌면 최선이란 저토록

가볍고 눈부신 나부낌


긴 침묵의 계절이 흐르는 동안

플라타너스는

바람의 칩거가 새겨진

얼룩의 무늬 옷 한 벌 더 입는다


빈 가지 훑고 지나가는 바람 앞에

누군가의 한 생이 놓인다


나무,

목숨 하나가 꿋꿋이 선 채로

겨울을 가로지른다


최선의 무게란

가볍게, 한없이 가볍게

빈 가지로 서는 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