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딱히 공감을 바라지도 않고 누군가를 위해서 쓰는 것도 아닌 그냥 나 자신을 위해서 쓰는 글이다. 그래서 온전히 내가 느낀 바를 적는 것 뿐이다.
요즘엔 몸과 마음, 건강, 내면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한다.
정말 어렸을 때부터 내면의 소리를 듣고 살아왔기 때문에 내면의 것들에 대한 이해도는 자연스럽게 높은 편인데,
몸의 이해도는 생각보다 낮았다는 걸 깨닫는 요즘이다.
마라톤 고인물이자 등산 동호회 회장이자 헬창인(ㅋㅋ) 우리 아빠 덕에 어렸을 때부터 유산소를 정말 많이 해서 지구력이나 유산소를 하는 것에 있어서는 항상 자신있기도 하고 즐겨 하기도 하고 꾸준히 해 왔다. 그렇지만 정확한 동작이나, 근력 운동에는 항상 이해도가 떨어졌기에, 약 1년 간 근력 운동을 지속시켜 오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변화 중 하나는 몸의 변화이다.
나는 미적인 걸 정말 좋아한다. 직업적인 것으로 어쩔 수 없이 미적인 것들을 많이 추구하고 시각적인 것들이 굉장히 예민하고 사람을 관찰하는 걸 무척 좋아한다.
하지만 미적인 건 정말 주관적이다. 나는 그냥 예쁘고 잘생긴 사람을 보면 그냥 예쁘고 잘생겼네, 하고 만다.
하지만 그 사람이 덧니가 있거나 코가 휘었거나, 웃을 때 인디언 보조개가 있거나, 어딘가가 틀어졌는데 그것이 약간의 매력적인 요소가 있다면 그것이 그렇게도 예뻐보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에게는 굉장히 엄격했던 미적인 기준이 있었던 것 같다.
자랑을 하려고 말하려는 것이기 보다는 그냥 객관적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았을 때 나는 정말 많은 관심을 받으며 커왔다.
미스코리아만큼 예쁜 건 아니지만, 도화살이나 홍염살이 있다는 사주를 들었는데(사실 맹신하는 건 아니지만), 내 주변엔 항상 나의 외모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고, 남자도 많았고, 여자도 많았다. 그래서 아주 어릴 때부터 예쁘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듣고 자랐다. 난 그게 정말 고맙다. 그래도 나의 속을 모르더라도 나를 좋게 봐주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스무살 초반에는 무언가의 결핍으로 인하여 외모가 나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내가 못생기면 사람들이나 남자들이 날 떠날 것 같았다.
그래서 늙는 것도 싫었고 내가 예쁘지 않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싫었다. 그래서 정말 화려하게 꾸몄고, 사람들은 항상 나보고 예쁘다고 했다.
그리고 어느 날에 나의 삶에 큰 변화가 있었다. 나의 상황적인 것들이 산산이 조각나는 것이었기 때문에, 내 상황은 누가 보았을 때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안 좋은 것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그런데 사실 나는 그 변화들을 겪으면서 절망에 빠지기 보다는 정말로 기뻤다. 진짜 살아있는 것 같았고, 주체적으로 살 자신이 있었고, 나의 모든 것들을 버릴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있었다는 사실에 나는 그냥 기뻤다.
그래서 그 때 당시에 나는 나의 외모를 버렸던 것 같다. 내가 예쁘다고도 생각하지 않았고, 사람들이 나의 그 측면을 바라본다는 생각조차 안 하고,
그냥 바보같이 굴 때도 있었고, 못나보이는 나의 단점을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러니 신기하게도 그 때부터 사람들은 내 외모만 보지 않았다. 그냥 나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다. 그게 정말 기뻤고, 나의 신체와 외모가 나 자신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랬기에 나는 사실 근 몇년 간 행복한 속돼지(?) 였다. 겉으로 보았을 때에는 상체가 마른 편이기 때문에 살집이 없어보였지만, 군살이 많았고, 솔직히 말해서 뺄 생각도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그냥 있는 그대로 나의 모습을 사랑했고 굳이 다이어트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건강하고 싶어서 요가를 하거나 건강식을 먹긴 했다.
그러다가 크로스핏을 한 번 체험하고 난 뒤 눈앞에 아른거려서 인터벌 운동과 크로스핏을 병행했었고, 사실 어떠한 운동의 목적이 있다기 보다는 그냥 재미있어서 계속 했다. 나는 재미있으려면 스스로가 무언갈 잘 해야 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했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가 코치님이 나보고 이렇게 열심히 운동할 거면 식단도 같이 해 보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그냥 거절했다. 그 이유는 스스로가 스트레스를 받을까봐였다.
고등학생 때 잘못 된 다이어트로 강박증도 생겼었고 폭식증도 생겼어서 그것을 고치려고 약간 고생한 이후로, 억지로 하는 다이어트나 스트레스 받는 다이어트를 절대 안 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나는 그냥 건강한 돼지로 남으려고 했는데,
그냥 궁금해서 식단을 해봤다.
사실 나는 그냥 식단을 굉장히 좋아했다. 건강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다는 게 재밌고 맛있었다. 운동도 재밌었다. 그래서 살 빼고 근육량 늘리는 게 어렵지도 않았고 스트레스도 없었다. 체지방을 10kg 정도 감량하고, 골격근을 2~3kg 정도 늘렸다. 사실 큰 변화이지만 속살이 빠진 느낌도 있어서 내가 살이 많이 빠졌다는 걸 못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근 몇 달간 나를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은 살이 많이 빠졌다고 했다. 나는 그게 기뻤지만 실은 내 목적은 그게 아니었어서 그렇게 신경쓰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살을 빼는 데 목표가 생기기도 했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게 재밌기도 해서, 꾸준히 하다가 정체기가 생겼다. 그 정체기의 이유는 근육이 계속 붙어서 몸무게가 변화하지 않지만 체지방은 꾸준히 빠졌고 골격근도 미미하게 늘었다.
그러다가 살을 빼는 데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아하는 내가 약간 생겨났고, 신체에 대하여 존중하지 않는 약간의 나도 생겨났다.
예전에 비해서 몸이 정말 좋아졌는데도 불구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최근의 내가 있었다.
나의 목적은 그것이 아니었는데, 내가 왜 이렇게 변화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기에 이 글을 적는 것도 있다. 사실 정도가 크지 않아서 다행이고,
앞으로 나의 몸을 있는 그대로 아껴줄 생각에 쓰는 글이기 때문에 다행이지만,
그냥 마르게 근육이 많고 싶었는데 요즘엔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건강하고 생기있는 사람들이 예뻐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의 특징은 신체의 굴곡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건강과 퍼포먼스 적인 본질적인 것들에 더 많은 초점을 두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원래의 나도 그런 목적이었지를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서 나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다시 한 번 사랑할 것이다. 그리고 사랑한다.
사랑이 가득차고 스스로 존중하는 사람은 그것을 외부에서 구하지 않는다.
요즘에 또 다시 도화살과 홍염살이 꼈는지, 하루에 한 두번씩은 꼭 내 번호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나는 그 사실에 고맙다. 왜냐하면 나를 예쁘게 봐줬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나는 누차 말했지만 심미적인 것과 시각적인 것에 예민하기 때문에 예쁜 걸 보는 것도 좋아하고 나를 예쁘게 봐주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가끔은 의문을 느꼈다. 내 몸과 외모, 그게 진짜 나 자신인가? 하는 의문이 있었다. 나는 나이고,
내 안에는 더 예쁜 것들이 있다. 나는 스스로가 착한 사람은 아니어도 정직하고 좋은 사람이라곤 생각한다. 항상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누가 멀리서 내 번호를(?) 따려고 다가오면 도망가는 편이다. 연애를 하거나 남자를 만나는 것에 거부반응은 없지만,
나는 그냥 사람으로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고, 그것이 이성 동성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그냥 사랑하는 마음으로 접근했을 때,
누군가가 나에게 고백을 해 버리면 그 사람은 친구로도 남을 수 없는 애매한 관계가 된다는 것에 슬프기도 했다. 그래서 그냥 내 곁에 있는 나에게 항상 욕해주고(ㅎㅎ) 나를 소년같이 대해주는 남사친들에게 고맙다.
요즘에 사람들이 나를 예쁘게 봐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관심도 많이 받고, 나도 모델 일이나 내 외적인 것들을 이용해서 일을 해야 하는 것들 때문에 외모를 어필 많이 하는 것인데, 그런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내 외모와 신체, 그리고 건강한 몸에도 고맙다.
앞으로 건강하고 튼튼한 몸짱 건강짱 정신력 짱 하리가 될 것이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