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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i Aug 03. 2024

깨금발 한걸음, 김하은

   나는 항상 변화하고 발전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하지만 막상 ‘지금부터 달라져야 해! 오늘부터 새로운 걸 시도해야 해!’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오게 되면 곧이어 변화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곤 했다.
두려움은 변화하고자 했던 나를 다시 주저앉히며 마치 ’ 여기가 네 자리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참 모순적이다. 그토록 바라는 걸 두려워하다니.

   로버트 마우어는 ’아주 작은 반복의 힘‘이라는 책에서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두려움이라는 큰 장벽에 가로막히지 않고 변화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그가 말하길, 인간의 뇌는 새로운 도전과 욕구가 일어날 때 어느 정도의 두려움이 함께 발생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있다고 한다.

그러니 의욕에 불타올라 ‘오늘부터 아주 가치 있는 삶을 살 거야! 달라질 거야!’ 하고 의지를 다지는 내 모습에 뇌가 두려움을 불러오는 건 당연한 결과였던 것이다.


   그는 매 챕터에서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는데 그것의 핵심은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편도체를 잠재우고 대뇌피질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것에 있다. 한 마디로 말하면 뇌의 자동적 방어 메커니즘을 우회하는 스몰 스텝 전략이다. 아주 작은 행동을 하고자 하는 것. 그것이 모든 방법의 핵심이다.

그가 말하는 방법들을 잘 실행에 옮긴다면 우리 뇌는 새로운 신경망을 구축하고 어느새 그 작은 행동이 습관이 되어 자리 잡히도록 도와준다. 결국 큰 변화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기한을 두고, 목표를 두고 많은 양의 글을 써낸다는 것은 나에게 큰 변화에 가까운 행동이다.

다행히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누군가가 볼 글을 계속해서 써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 내 안에 재료가 고갈되어 더 써낼 것이 없어지면 어떡하지? 누군가에게 읽기 귀찮은, 아주 하찮고 오글거리는 글을 써내면 어떡하지?’하는 생각들이 처음부터 나를 불편하게 했다. 아마도 나는 아주 멋지고 누군가를 감동시킬, 아니 적어도 감흥을 불러일으킬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큰 목표를 생각한 것이다.

이때 내게 도움이 됐던 언니의 말이 있다. “하루 5분 시간 내서 쓰면 되는 글이야. 나는 매일 실천해서 밀도 있게 쌓아 올리는 걸 좋아해” (내 기억대로 옮겨낸 말이다.) 여기서 아마 ’ 5분‘이라는 작은 시간이 내 편도체를 잠재웠던 것 같다.


   로버트 마우어가 한 표현 중에 재밌었던 것은 ’ 편도체가 정보 체계를 작동하지 못하도록 발끝을 세워 아주 작은 걸음부터 내딛게 되면 ‘이라는 표현이었다.

그의 말대로 살금살금 행동하다 보면 어느새 나는 두려움을 느낄 새도 없이 내가 원하는 행동을 쉽게 해내고 있을 것이다.


   그가 소개하는 방법들이 작은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본질적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라 자세히 소개하고 싶지만 오늘은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까지만 다루고 다음 주제에 더 자세히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때는 나의 경험까지 소개할 수 있다면 좋겠다!


  개복치처럼 예민하고 ‘불안형’에 가까운 나로서는, 내가 변화를 추구할 때마다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 이유에 대해 알게 된 것만으로도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그 두려움 속에서 빠져나와 조금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주어진 내 ‘하루’를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 무엇일지 질문하며, 두려움에서 벗어나 어제보다 아주 조금 더 나은 삶을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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