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주제만큼 아득하고 무심한 품으로 와르르 쏟아지면 자신을 집어 던진 것처럼 시간이 사라진다 오로지 우리만 있는 일정한 너머의 공간에 우리는 우리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나는 이해되지 않는 사랑만 선택하고 내 주변의 아무개는 이해될만한 보편성을 움켜쥔다.
나는 길가에 쓰러져있는 물이다 누군가는 그 물을 밟겠고 누군가는 그 물을 피할 것이며 누군가는 그 물 속으로 들어간다.
나는 거부하지 않는다.
다만 초경의 날처럼 붉어진다.
붉은 태양을 집어 삼킨 뒤 더욱 차가워진다 그러나 내 안은 뜨거워 나조차도 나에게 데이곤 한다.
누군가를 이해시키고자 하는 행위는 애처롭다 문장의 의미는 다분하고 다분하게 생각은 움직이고 있으며 이상한 길을 택하는 순간 감정은 역변한다.
그것이 두려워 고즈넉이 문장을 목구멍의 통로로 누르곤 한다.
살이 쪄간다.
불필요한 지방이 축적되고
무력함이 무거워진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모든 것이 된다.
사랑을 택하지 않고 기다리지도 않는다.
신을 거부한다.
정신을 거절하고 나약하게 변하는 것들을 휘저으며 검은색으로 만들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