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의 작은 흐름속에도 빛이 남발하는 계절이 지나면
나는 곧 태양을 찾아다닌다
새벽이 누르는 압박감에 손쉽게 몸을 접지 못하는 여섯시에는
일곱 번의 알람이 울린다
문을 열자마자 달려오는 찬 공기에는
한 사람의 눈망울이 달려있나
나를 부드럽게 쳐다보듯
곧 내 옷에 붙는 눈망울들, 오후가 되면 후두둑 떨어진다
잘 지내고 있겠지
여섯시가 되면 기절하듯
내 영혼의 일부를 지하철에 빼앗긴다
버스 속에서 아무 일도 없으리라 속삭였던 노래의 흐름이
분잡한 지하철 속에서 속삭인다
낭만이라곤 없는 거대한 인파속이다
삶의 이유를 고뇌하면 이미 삶이란 녀석은 저만치 떨어져 있다
한 생을 산다는 건 여러 캔버스에 덧칠을 하는 것
캔버스에 행위 할지
선택권은 나에게 있다
오늘 나는 마구잡이로 긁어버린다
가끔씩 벅벅거리는 냉소적이고 야시시한 신음을 토한다
아, 보람찬 하루구나
내일은 어떤 그림을 그릴까 고뇌하지 않고
내 숨의 무게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