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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i Jul 13. 2018

나는 사랑이 뭔지 잘 모르겠어

영화 <빅식>

   인생은 예기치 못한 순간들의 모음이다. 이러한 우연들이 엮이면 필연이 되고, 그 필연 또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우연으로 변모할 수 있다.


   두 주인공은 우연히 마주한다. 우연히 사랑에 빠지게 되고, 서로의 사정때문에 연락하지 말라던 말이 거품이 되어 끊을 수 없는 연을 이어가게 된다. 사랑이 무엇일까? 잘 보이지 않고 오롯이 느낄 수만 있은 진심 속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액체같다. 너무 가열되어 가끔은 폭발될 수 있는 것 말이다.


   사랑은 감각을 통하여 전달되기도 하지만, 그 전에 어떠한 미지의 느낌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 그러한 사랑이 세계의 기본이 되어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사랑받기 위하여 싸우기도 하는, 삶에서 아주 본질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사랑이다.


   이 둘은 사랑으로 맺어졌다가 규율과 규칙으로 깨어질 위기에 처한다. 규율과 규칙은 인위적인 것이다. 즉, 인간이 직접 만든 것이다. 자연은 어떠한 규율이나 규칙을 내세우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연은 말 그대로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그들은 본능과 본성에 충실하고 그러기에(혹은 그 이전에)각자의 절대성과 개성을 지니는 것이다. 인간 또한 자연이다. '안 돼, 틀렸어.' 라는 것 또한 규율과 규범의 내용 중 하나이다. 자연은 무엇이든 안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남자 주인공은 파키스탄인인데, 그러기에 그 나라의 문화에 따라 정약 결혼이 관습과 규율로 내려온다. 주인공은 이러한 관습이 싫으면서도, 부모님의 뜻대로 어쩔 수 없이 결혼할 만한 여성과 대면하게 된다.



   하지만 사랑은 이를 깨는 힘을 지닌다. 왜냐하면 사랑 또한 자연 그리고 세계를 이루는 토대이며 동시에 본능적인 것이고, 관습은 그것보다 더 표면적인 개념이기에, 사랑이라는 본질은 규범과 규율을 깨부술 수 있은 위력을 지녔다.

   주인공들은 관습에 맞서 본인들의 사랑과 방식을 지키며 나아가려는 노력을 한다. 그것이 인간 자체 본연의 모습, 즉 자기 자신의 모습을 이어가고자 하는 방식이며, 보편적이고 집단적인 개념으로 인간을 묶는다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방식이다.


   쿠마일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에밀리는 새를 좋아했다, 새를 보면 예쁘다고 하였는데 나는 '그건 그저 새이잖아!' 라고 했는데 그녀는 '그 새'를 좋아하는 것이었다. "


   인간이건, 식물이건, 어떠한 자연이건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온전히 똑같은 것은 세상에 단 한 가지도 없으며, 하물며 기계에서 찍어낸 상품 조차도 아주 미묘한 차이점이 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 자체가 바로 '절대성'을 지니는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노력 없이도 탄생의 순간부터 누구나 절대성을 지닌다. 하지만 어떠한 규율에 얽매이고 비교와 습관에 얽매이면 그러한 절대적인 특징을 잊고 무리 속에 자기 자신을 감출 수 있다. 그러한 무리 속에서 자기 자신을 절대적인 존재로 다시 즉시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다.


   아직까지도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사랑'은 서로의 절대성을 되찾게 해주고, 순간을 살게 해준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삶에 있어 본질적인 것이며, 모든 세계의 절대성을 회복시켜준다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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