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되지 않은 순간은 없다.

by hari

연결되지 않은 순간은 없다.


그렇기에 우연이라는 것은 어쩌면 필연일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내 연결고리, 나아가 타인, 나아가 세계의 연결고리를 보면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돌고 돈다.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을 수록 혼자만의 연결고리가 깊어져 타인이 들어갈 공간이 희박해진다.


마음 속 타인의 자리를 넓혀갈 수록 세계에 대한 눈은 더욱 깊고 넓어지며, 세상의 신비를 느낀다. 그리고 그것을 설득할 필요는 없다. 개인은 각자 독자적으로 존재하므로 느끼는 건 다 다르고, 그렇기에 서로의 느낌을 완벽히 이해하기는 힘들다. 그렇다 하여 그것이 비극은 아니다, 그로 인하여 세상은 더욱 형형 색깔의 빛깔로 가득찰 수 있는 희망이 있는 것이다.


1.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라는 책을 읽고 있다. 내가 또 다시 새로워지는 느낌을 얻는다.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 내 안에 있는 미움과 증오로 인하여 괴롭다. 고통 뒤에 꽃이 활짝 필 수 있듯, 이 책은 고통의 나를 치유해주는 기분이었다. 내 속안에서 썩어가는 관계의 끈을 지우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 흔적을 그대로 남기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 흔적은 내 안의 세계를 더욱 더 넓혀주겠노라, 사람이 오지 않는 마음의 멍석을 그대로 놓으리라. 그 멍석 위에는 아름답고 행복했던 기억이 보이지 않게 스르르 채워지리라. 그곳에 다른 이를 비교하거나 대신 채워놓지 않으리라. 그리고 또 다른 세계를 찾겠노라 다짐한다. 또 다른 사랑과 방식을 위하여 다른 공간을 더욱 넓혀놓으리라.


2. 아침마다 내가 하는 행위가 있는데, 일단 일찍 일어나서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는다. 그리고 집을 청소하고 샤워를 또 한 번 한다.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하고 니카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선다. 그리고 결정한다, 무엇을 탈지, 오늘은 왠지 지하철 쪽의 녹차라떼와 슈크림을 먹으러 가려다가 버스정류장에서 섰다. 아 그냥 학교에 있는 꼬물이라떼(인절미가 들어있는 고소한 라떼)를 먹어야지! 그 위에 있는 수제 생크림과 떡은 참 맛있다. 녹차도 먹고싶고 그것도 먹고싶지만, 왠지 마음이 나보고 버스를 타라고 하고 있었다. 2016 버스를 탔고, 내가 떠나온 장소들, 내 소중한 흔적과 기억이 있는 장소들이 지나갔다. 응봉산과 성동구청쪽을 바라보며 그곳에 살고싶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오는 여정동안 여유롭게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급하게 산에 올라갈 필요 없이, 마음껏 느끼며 산에 오르는 것이 더욱 행복하다. 어차피 정상에 올라간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꼬물이 라떼를 파는 곳이 문을 닫았다. 마카롱도 먹고싶었지만 문을 닫았다. 조금 절망적이었으나, 이전에 가야지 싶은 카페를 갔다. 숙대에 있는 카페 틸다인가? 안이 천으로 가려져있어 신기하다고 생각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녹차라떼를 시켰는데, 수제 크림이 올려져 있었고 녹차라떼가 맛있었고, 인절미 떡도 두 개나 주셨다, 참 웃기다. 내가 먹고싶은 모든 요소들을 한번에 다 먹을 수가 있었다!

정말 별 것 아니지만 새삼 참 세상은 신기하고, 본성대로 하고싶은 걸 하면 무엇이든 한다고, 그리고 오르는 게 중요하는 것이 아니라 오르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고 내려가는 과정 자체도 즐겨야 한다는 것. 작업실에 가면서 아이스크림 마카롱을 먹었다. 이전에 먹고싶었던 것이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오늘하루다 너무 행복하다.


고통은 가끔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쁨으로 가기 위한 여정이다. 큰 고통을 겪고, 그것을 진심을 다하여 느끼고 지나쳤을 때, 나는 또 다시 느낀다.


내 마음 속 세계는 더 넓어졌구나,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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