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by hari

나는 무용을 좋아한다. '

약 2년 전에는 한 달에 적어도 2~3번 씩 공연을 보러 다녔을 정도로 무용을 사랑했었다. 지금은 약 두 달에 한 번 정도 공연을 본다. 그리고 여전히 무용을 사랑한다.


처음 공연을 보았을 때의 몰입감과 환희,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지 않을까? 직접적으로 밥을 먹거나 잠을 자는 듯한 생존을 위한 수단은 아니지만, 우리의 존재 안에 있는 기쁨과 환희를 맛보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느낀다. 우리는 밥만 먹는 동물은 아니니까.

무용을 좋아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그 분야에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무대 위의 그들과 일상생활 속의 그들이 조금은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던 것 같다. 팬의 입장에서 무대 위에서 그들이 인간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에너지의 흐름 같기도 하고 무엇인가에 홀려서 자동적으로 움직임을 행하는 물결 같기도 했다. 나는 그것이 너무 좋았다. 내 안의 무엇인가가 꿈틀거려서 혼자서 환희에 찬 미소를 가지기도 했다.

무대 뒤의 그들 또한 가끔은 슬프고, 힘들고, 별 것 아닌 것에도 행복해했다. 같은 인간이었다. 나는 그 사람들과 가깝기도 했고 멀기도 했다. 가깝게 이야기하며 서로의 역사를 풀어놓기도 했고, 혹은 먼 거리에서 조심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여자이든 남자이든.

나는 그들의 순수한 열정이 좋았던 것 같다. 정말 단순한 사람도 있었고 내가 예상치 못하게 꽤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던 사람도 있었다. 나와 너무나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있는 그대로 사랑스러움을 내뿜는 이도 있었다.

몇 년 전에는 무용을 하다가 더 이상 하지 않게 된 사람을 잠시 동안 만났었다. 아주 짧게 만났지만 그 때 당시에 나에게는 너무나 큰 사람같이 느껴졌었다. 그 사람이 자유로워 보였었고 나는 그 사람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람이 간단하게 사랑의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불꽃이 화르르 불타다가 바로 꺼져버리는 불꽃마냥 그대로 우리의 관계는 그대로 깨져버렸지만 나는 혼자서 그 사람을 일 년 동안 놓아버리기 힘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정확한 타이밍에 그 사람이 내 마음 속에서 사라졌었다. 정말 신기하게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그 사람을 그 타이밍에 놓아줄 수 있으리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길에서 두 번 우연히 마주쳤다. 두 번 다 무용 공연을 보러 갔을 때였다.

나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했다. 어제 만났던 친구인 것 마냥 잘 지냈냐고 공연 보러 왔냐고 물어보았다. 그리고 별 생각이 없었다.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것은 그저 그대로 지나가는 것이고, 새로운 인연이 비슷한 경우로 다가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 사적인 이야기라서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다만, 지금의 상황은 몇 년 전과 비슷하다고 느껴져서 너무 신기하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지금이고 그 때에는 그때이다. 그 때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하여 현재를 과거에 비교하고 싶지 않다. 나에게 또 다시 찾아온 사랑의 상대이건 혹은 과거와 비슷한 상황이건 말이다.


아낌없이 사랑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많은 것을 집착 없이 지나쳐버리고, 친절하고 싶다. 당장 내일이라는 미래조차 예상할 수도 없는 연약함을 지녔지만,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와 세계를 사랑하고 싶다. 정직하고, 사랑에 있어서 계산하지 않고, 정말 평범하게, 과욕부리지 않고 그대로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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