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일회, 나의 소중한 사람들

by hari

전생의 카르마로 인하여 만나게 된 사람, 혹은 몇 달 전에 혹은 몇 년 전에 만났던 인연 중에서 내가 배우지 못한 부분이 있어 다시 비슷한 상황으로 만나게 된 사람, 그리고 새롭게 만났지만 사랑한다고 느끼는 사람들, 평생의 인연으로 지속될 사람, 혹은 아주 짧게 내 생애를 스쳐지나가지만 어느 순간 내 마음 속에서 따뜻하게 불타오르는 사람.


나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내가 내뱉을 수 있었던 말은 고맙다는 말 뿐이었던 사람.


*


나는 지금 이태리이다.

방 안에서 누워 햇빛을 만끽하고 있다. 내가 가장 행복했던 시절중 하나는 학교 기숙사에서 태양빛을 머금으며 책상에서 하루 종일 그림을 그렸던 시기였다. 그 시절이 생각나는 날이다. 행복하다.

정신없이 일을 해야 하는 시기를 인정하고 싶지가 않았고, 나는 바쁘게 살고 싶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많이 추구하는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고 싶지 않았고 점점 썩어가는 나를 바라보고 싶지도 않았다.

그리고 일을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충동이 아니었다. 감수해야 할 것도 많았고, 대표님께 피해를 주고 싶지도 않았지만, 그보다도 내 삶이, 삶이 아니라고 느껴지는 시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리고 그 말을 하고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어느 날, 사고가 났다. 내가 이어폰을 꽂고 있었더라면, 차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더라면, 그 차가 유리창 바로 앞에서 멈추지 않았더라면 나는 죽었다. 그리고 그 사고가 나는 모든 과정을 예민하게 지켜보면서 내 머리가 부서질 것만 같았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삼십분 뒤, 긴장이 풀리고 펑펑 울었다.

그리고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내가 정말 다음날 죽을 것이라면 나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의 문제였다. 그리고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충동은 아니었다. 나는 그저 가슴을 따라가는 것 뿐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완벽한 불확실성을 따르는 것 뿐이었다.

한국에 있을 때 불안증과 심장이 두근거림이 심하게 느껴졌다. 일을 그만두고 내가 내린 결정에 후회는 없었지만 이상하게만큼 둥둥 뜨는 그런 기분에 매일매일 마음을 추스르고 편해지려고 했다. 요가를 하고 명상을 했다. 명상 서적을 읽고 편해지려 노력했지만, 행복감을 매일 잘 느끼는 나였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은 아주 살짝 불안했다.

이태리에 도착하자마다 또 한 번의 추돌 사고가 났다. 다행히 미약했지만.

아주 많이 인생이 내 흐름대로만 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에 감사하다. 신이 나에게 더욱 좋은 계획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어떠한 종교는 없지만 신의 존재를 매 순간 숨을 통하여 느낀다. 신은 사랑이다. 신은 삶이다. 신은 숨결이다.

우리를 연결하는 숨결. 삶은 참 좋다.

방 한 쪽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명상을 하다가 햇빛을 받으며 누워있었다. 이어폰에선 프랭크 오션과 FKJ의 노래가 들려왔고 그저 이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하다고 느꼈다.

너무나 행복하다. 지복, 아무런 이유 없는 행복감. 우리가 살아가는 데의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그리고 문득문득 드는 사람들이 생각났다.

이곳저곳 말괄량이 같이 흘러 다니고 떠돌아다녀서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인연들이 많다. 너무나 소중하고 우연 같은 필연으로 만난 사람들.

그 사람들이 생각나서 나는 다시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


일기 일회, 평생 단 한 번뿐인 소중한 만남, 소중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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