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

by hari

이 글은 어떤 책에도 물들지 않은 그냥 일기처럼 쓰고 싶다. 정말 솔직하게. 그리고 막무가내로 쓸 것이다. 내 마음이다.

내가 어떠한 걸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항상 그대로 되었다. 끊임없는 잡생각을 걷어내고 정말 맑아졌을 때, 내 본연의 완전한 욕망만을 따르다보면 나는 정말로 천천히 그리고 어쩌면 독특한 방식으로 흐르고 있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런 사람처럼 말이다.

이제는 많은 걸 고민하지 않는다. 완전히 어둠 속에서 세상을 잃어버렸다가 눈을 떴을 때, 그 깊은 깨달음의 신선함, 그리고 완벽한 환의 속에서 일 년간을 보냈고, 그것이 걷어내니 지금은 평화만 남았다. 엄청난 행복감이라기보다는 정말로 평화 그 자체이다. 살아있는 게 신기하고, 생각이라는 걸 걷어냈을 때 우리가 얼마나 순수한 존재인지를 알 수가 있는 것 같다.

여기로 와서 정말 너무나 여유롭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나 스스로 놀이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서 좋다. 무언 갈 성취할 생각도 없고 일에 대한 생각도 하기 싫어서 하지 않고 있다. 결국 나는 다시 일을 할 것이고 그 때가 되면 과거에 일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걸 후회하고 싶지 않다. 계속 내 안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걱정이 없이 잔잔하다.

친구들이 보고 싶다. 현지도 보고 싶고 문근 오빠도 보고 싶고 도영이도 보고 싶고, 영빈이, 하영언니, 기훈이, 순영이, 지현이, 미선이, 혜진이, 재호 오빠, 세리, 대현씨, 은지, 수정언니, 경완이, 지우, 휘윤이, 지영이, 민석오빠, 윤지, 나리언니, 윤호씨, 동근오빠, 혜이, 동효오빠, 선희, 성민오빠, 예찬, 동현이, 원석이, 건빈오빠, 은진언니 기타 등등.. 여기 와서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너무 좋았는데, 그래도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보고 싶은 건 정말이다.

그리고 내가 정말로 원하는 건 보이지 않는 마음인 것 같다. 열정, 열망, 순수, 사랑, 기쁨, 행복, 평화.

외부적인 것을 빼앗겼다고 느꼈을 때, 그것을 잔잔하게 보고 싶다. 두려움이 거의 소멸되었으면 좋겠다. 그게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 같다.

이성적인 관계를 정말로 만들지 않다가, 한동안 누군가를 오래 만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생각을 놓아버렸다.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그 자체로 인정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만나고 싶다. 기간을 그리 중요시 하고 싶지가 않다.

가끔은 sns를 보면서 행복해하는 친구들을 보며 부러울 때도 있다. sns를 보면 모두가 다 행복해 보인다. 그건 정말 신기한 현상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sns를 많이 보지 않고 싶다. 그것을 보면 계속해서 내가 누군가랑 비교하려고 내 두뇌가 난리법석을 피우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나를 부러워 할 테고 그런 비교들을 하면 정말 끝이 없다. 그냥 지금 이 상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정말로 복 받은 사람이다.

오랜만에 친구의 글을 읽었다. 나는 과거로 시간여행을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차피 지나간 것에 미련 두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친구와의 그 시간은 너무나 소중해서 그 시간들을 다시 되새김질 할 때 현재를 아차 싶어 한다. 하지만 너무나 좋았던 걸 어떻게 할까. 그 때에는 우리 둘만의 세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허물어진 것 같다. 그 친구도 그것이 조금 슬펐던 것이었을까?

나는 내 과거를 조금 더 많이 보내주어야 할 것 같다. 내가 정말로 감정적으로 힘들었지만 막 행동하기 시작했을 때, 그 때의 열정을 아직도 놓아주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 때에는 정말 그림이 좋아서 한 것밖에 없었다. 내 마음 속의 들끓는 욕망을 주체하지 못해서 그림을 그렸고 내 소원이 하루 종일 그림만 그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는 않다. 그림 뿐 아니라 다른 삶의 방식들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 같다. 그 괴리감을 제거하려면 빨리 과거를 보내주어야 한다. 그것이 나 스스로의 현재에 감사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일까?

나는 내 몸이 가벼운 게 좋다. 무엇인가를 먹을 때 그만의 행복감은 있지만, 몸이 무거워지면 그 행복감은 온대간대 없어지고 기분이 별로다. 그리고 나는 친구를 만나는 게 너무 좋다. 그 사람들이랑 그냥 행복하고 평화로운 상태로 있는 게 좋다. 그리고 나는 그림 그리는 게 좋다. 그냥 음악 들으면서 잔잔한 바람을 맡으면서 그렇게 있는 게 좋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이나 여행이나 미술관을 가는 게 좋다. 그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이미지를 보는 것이 좋다. 부드럽고 반짝이고 밝은 원색, 그리고 따뜻한 색을 보는 것이 좋다.

누군가와 스킨십을 하거나 혹은 함께 데이트를 하는 것이 너무나 오래 되었지만, 어떤 이와 함께 스쿠터를 타거나 아니면 손을 잡으며 산책하는 것이 좋다. 사랑하는 게 좋다. 그 사람이랑 별 것 아닌 것 가지고 함께 꺄르르 웃는 것이 좋고, 함께 침대 위에 누워 있으면서 눈을 마주치는 것이 좋다. 어차피 떠날 사람들이지만 떠날 때를 생각하지 않고 그 순간에 내 마음을 솔직하게 다 털어놓는 것이 좋다. 괜히 거짓말치고 괜히 상대를 소유하려고 머리쓰는 것 보다 그냥 마음 가는대로 하는 것이 좋다. 자존심 다 버리고 좋을 때 좋다고 하고 좋아하는 것이 사라졌을 때 그렇다고 말하는 게 좋다. 재고 따지는 건 별로 좋지 않다.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도 좋다. 하지만 내가 여건이 안 될 때 도우지 못하는 상황이 있으면 너무나 슬프다. 그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너무 가슴이 아프다.

반복적인 일상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하루의 패턴이 비슷한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보내는 건 좋아한다. 그 하루 속에서 어떠한 충만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의미들이 너무 반복되다보면 나는 어디론가 떠나곤 했다. 새 출발의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면서 또 나의 세상과 주변 환경이 변할 때의 그 고통을 뛰어넘는 게 좋다. 그것이 나의 진정한 성장이라고 느껴진다.

자연 속에서 거닐 때가 좋다. 피렌체 뒤에 있는 산책로를 사랑한다. 그곳에서 맨발로 흙을 밟으며 걸어갈 때에는 너무나 행복했다. 이곳을 내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것이 좋다. 책은 내 마음을 맑게 해준다.

너무나 고통스러울 때는 그 고통이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고 느껴지지만 그 고통을 온전히 느끼고 저항 없이 보내준 뒤 오는 감사함이 좋다. 하지만 고통을 일부러 부르고 싶진 않다.

누군가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줄 때가 좋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지 않아야 할 때가 좋다. 어떠한 깨달음을 성취하고 보내줄 때가 좋다. 현지랑 영상통화 할 때가 좋다. 엄마랑 집에 있을 때가 좋다. 제주도에서 한달 살이 할 때는 너무나 좋았다. 북카페에서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는 그 행위가 너무 행복했다.

요리를 하는 게 좋다.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가 좋다. 영화볼 때가 좋다.

오늘은 미스터 디즈라는 영화를 봤는데, 디즈의 곱고 순수한 심성이 너무 좋았다. 어마어마한 액수의 돈이 들어왔을 때 별 것 아니라는 듯이 그 액수에 놀라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그 돈을 쓰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그 돈을 아무렇지 않게 기부하고 아무런 집착없이 대하는 게 너무나 멋있었다. 디즈가 지향하는 것이 이웃간의 정과 사랑이라는 것에서 너무 행복한 영화였다. 어쩜 저렇게 사람이 단단할 수 있을까 신기할 지경이었다. 무엇도 바라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를 저항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그 사람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까?

나는 그냥 나 그대로 존재하고 싶다.

내가 단점이라고 단정 짓는 생각을 허물어버리고, 그것마저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싶다.

인위적으로 꾸며진 것은 어쩌면 매력 있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래도 자연스러운 것이 최상의 아름다움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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