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이전에 설명드린 WEF 성차별 통계 분석입니다.
WEF 통계에 통계왜곡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수치는 크게 의미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드렸습니다.
WEF 보고서의 통계왜곡은 군휴학 중인 대학생까지 재학 중인 것으로 계산하는 바람에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오류를 보정해도 한국의 순위는 101위로, 2023년 공식순위인 105위와 별 차이는 없습니다.
따라서 WEF 성차별 통계의 자료에서 지적되는 왜곡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며, WEF 보고서에는 왜곡된 데이터 외에 참고할 가치가 매우 높은 좋은 데이터들이 많이 있습니다.
2023년 WEF 보고서 한국 105위, 원인은 경제와 정치
WEF 성차별 통계에서 한국이 낮은 순위를 기록한 이유는 경제, 정치 부문이 결정적입니다.
WEF 성차별 지수. 경제 / 정치 / 교육 / 건강 4가지 분야를 고루 반영합니다. 이 중 교육과 건강은 전세계가 상향 평준화 된 상태입니다. 변별력은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
한국 여성의 낮은 경제 참여율과 높은 남녀 임금격차
성차별 통계의 경제 항목. 한국의 점수. 여기에서 우리는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 (Labour Force Participation Rate, 남성과 대비해 동일/그 이상시 1.0)
남녀 임금격차 (Estimated Earned Income, 예상 획득 임금, 전체남성노동자소득 대비 전체여성노동 소득)
두 가지 수치를 인용하고자 합니다.
먼저 여성 경제활동참여율입니다.
이 수치는 여성이 남성과 비교해 얼마나 경제활동참여율이 높은지를 보여줍니다.
우리나라는 0.747. 즉 74.7%이며 146개국 중 85위를 기록했습니다. 순위가 다소 낮습니다.
그렇다면 남녀 임금격차(Estimated Earned Income)는 어떨까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0.495로 남성 대비 49.5%에 불과합니다.
146개국 중 119위입니다.
참고로 이 수치는 '남녀 평균임금 차이'가 아닙니다.
'전체 여성 근로자 임금의 총 합'을 남성과 비교한 것입니다.
남녀 임금격차와 성차별순위. 대한민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하위 119위다. 남녀 임금격차가 클수록 성차별 순위가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남녀 임금격차는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작었으며, 동아시아와 아랍 국가들에서 컸습니다.
임금격차가 적을수록 성차별 순위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은 그래프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WEF 성차별 순위가 낮은 것은 우리나라의 낮은 여성 경제활동을 반영합니다.
한국 여성의 낮은 이공계 진학률
성별 연봉차이가 큰 것은 우리나라 여성들의 이공계 진학률이 너무 낮기 때문이라 지적이 있습니다.
이는 어느정도 맞는 주장입니다. 대한민국 여성들의 이공계 졸업률은 실제로도 낮습니다.
2021년 통계에 따르면(보고서는 2023년 발간) STEM 전공 졸업생 중 여성비율은 세계 평균 38.5%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25.2%에 불과합니다.
대표 이공계 전공인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졸업생의 여성비율은 세계 평균 38.5% 대한민국의 성별 전공 비율. 대표 이공계 전공인 STEM은 25.2%로 세계평균 38.5%보다 낮다. 공학은 20% 밖에 안 된다.
한국의 대표 이공계과목 STEM 전공 성비는 25.22%로 71개국 중 61위였다.
참고로 STEM 진학률이 높을수록 임금격차가 줄어드는 경향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이공계 인력 수요가 많고, 산업 구조상 이공계 인력의 연봉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따라서 여성의 낮은 이공계 진학률은 높은 남녀 임금격차와 관련이 있어보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와 산업 구조가 유사한 독일도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한국, 독일과 비슷한 중국, 일본, 대만 등도 비교하면 좋겠으나 아쉽게도 해당 국가들은 STEM 관련 통계가 없습니다.
남녀 임금격차와 출산율은 상관 없어
또한, 남녀 임금격차와 출산율의 관계는 음의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정도는 크지 않았습니다.
(아주 미미한 수준이지만 임금 격차가 줄어들 수록, 즉 평등해질수록 출산율은 떨어집니다)
남녀 임금격차와 출산율의 관계는 굉장히 미미한 수준
통계 측정 국가를 고소득 국가(High Income Countries)로 좁혀도 경향성은 유지됩니다.
통계 대상을 고소득 49개국으로 줄여도 경향은 유사하다. 통계가 튀는 일부 국가들을 제거하면 전체 국가 대상 통계와 더욱 비슷해진다. ('일부 국가'는 상하위3개국과 대한민국)
임금 격차가 줄어들수록, 즉 남녀간 소득이 평등해질 수록 출산율은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경향성은 굉장히 작았습니다. 남녀 임금격차와 출산율은 상관이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남녀간 소득 격차 개선은 출산율과 상관 없이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할 방향인듯 합니다.
WEF 경제관련 통계 분석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한국은 여성 경제활동이 낮은 편인가? (O)
- 한국은 남녀 임금격차가 큰가? (O)
- 한국여성의 이공계 진학률은 낮은 편인가? (O)
- 남녀 임금격차를 해소하면 출산율이 상승하는가? (X)
Reference)
Global Gender Gap Report 2023, World Economic Forum.
Human Development Report 2020,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
남녀 임금격차 (Estimated Earned Income)등 관련 수치의 계산 방법은 WEF report 2022년 판 Appendix B에 설명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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