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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섯맘 Aug 27. 2024

남편의 퇴원

응급실행

이주일정도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남편이 퇴원을 했다. 남편이 집에 오니 비로소 집이 안정된 느낌이 든다. 남편  배에는 20 cm이상의 곡선 모양의 흉터가 생겼, 남편의  신장은  두 개에서 세 개가 되었다. 기존에 있던 남편의 오른쪽 신장에 내 왼쪽 신장을 연결했다고 들었다. 남편의 흉터를 보니 내 흉터는 작게만 느껴졌다. 다행히 남편은 퇴원 후에도 컨디션이 좋았고, 하루하루 지날수록 회복되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나는 안도감이 들었다.


어머니께서는 남편과 나를  위해 매번  정성스러운 음식을 준비해 주셨다. 그리고 더디게 회복되내  모습을 보시며 늘 안타까워하셨다.

"네가 00을 살려줘서 고맙다."

"어머님! 00 아빠 죽을병도 아니었는데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저는 제 신장을 남편한테 줄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그리고  저희 수술도 무사히 마쳤고, 둘 다 건강하게 퇴원했잖아요. 이제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님께서는 우리 부부가 수술대에 올랐을 때도 맘 졸이시며 결과를 기다리셨을 테고, 우리 부부가 입원해 있는 동안 아이들을 챙기시느라  매일 분주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셨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서 남편은 퇴원을 했고,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있는  이 시간이 참 소중하다.






여전히 통증은 나를 괴롭히고 있었지만 , 그날은  밤이 깊어질수록 심해져 가는 통증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왼쪽부터 시작된 통증은 점차 오른쪽으로 옮겨갔고, 약을 먹었지만 지속되는 통증에 몸부림을 쳤다. 

깊은 밤이라 식구들을 깨울 수도 없었다. 조금만 참아보자 하며 버티다 보니 날이 밝았다.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남편을 깨워서  병원을 가자고 하는 것이 미안했었다. 그래서 나는 통증을 부여잡으며  밤을 지새웠다.

몸이 아프니  잠은 오지 않았고, 흘러가지 않는 시간을 흘려보내기 위해  여행 유투버의 영상을 틀어놓고 통증을 참았다.

이 깊고 깊은 밤이 빨리 지나가기를...

날이 밝아오자 병원에 갈 준비를 했다.  몸 상태는 심상치 않았다.

열이 나기 시작했고, 병원에 문의하니 응급실로  라는 안내를 받았다.


남편과 나는 응급실로 향했다.

이런 날은 왜 비가 오는 건지...

나는 홀로 응급실에 접수를 하고 순서를 기다렸지만 응답이 없는 긴 대기시간에 점차 지쳐갔다.

응급실에 지 말고 차라리 집에서 있을걸 하는 후회감도 밀려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지쳐있는 환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몇 시간을 대기했을까...

나는 의사 선생님께 진료를 본 후, ct촬영을 했다.

이상하게도 병원에 오니 열도 떨어졌고, 통증도 거의 사라졌다. 검사 결과 염증  수치도 높지 않고 시티 결과도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선생님! 저는 어젯밤에  통증이 심해서 밤을 새웠어요. 아침엔 열도 났고요~

왼쪽부터 시작된 통증이 오른쪽 옆구리를 마구 찌르는 것 같았고  너무 아플 땐 숨쉬기가 힘들 정도였어요. 왜 그랬을까요?"

"제  생각은  요로결석이었는데  결석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면서 통증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밤새 내내 통증 때문에 힘들었는데 응급실에 오니 사라져 버린 얄미운 통증.

고마운 건지 다행인 건지 모르겠다.


나는 응급실을 다녀온   왼쪽  깊은 곳에서 찔러오던  통증도 점차 사라졌고, 사라진 통증  덕분에 일생생활도 가능해졌다. 병가가 일주일 남았던 시점이었다.

그렇게 깜깜하리만큼 힘들었던 시간이 지나갔다.

나는 놀라운 회복력으로 인해  언제 그랬냐는 듯 , 예전의 내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시간은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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