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섯맘 Sep 03. 2024

번개 휴가

나를 힘들게 했던 통증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통증 없이 편안하게 밥을 먹을 수 있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고, 똑바로 누워서 고통 없이 잘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행복한지 모르겠다. 나를 시험하듯  일상을 흔들었던 통증이 사라지면서 나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마치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남편은 심한 통증은 없었지만 수술한 부위가 아물지 않아서  병원에 가서 다시 수술했던 곳을 꿰맸던 일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변화되는 몸상태와 회복을 경험하며  매일의 일상을 감사하게 보냈다.





여름이 성큼 다가왔지만 우리는 휴가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부부가 함께 수술을 했기 때문에 휴가를 다녀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갑작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여보! 당신과 내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는데 우리 잠깐 동해바다 보러 갈까?"

"오~그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아. 아이들도 집에만 있었는데 바람 쐬어주면 좋아할 것 같은데?"

우리  가족은 동해로 번개휴가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숙소도 잡을 수 있었다.


"얘들아! 우리 동해 바다 다녀오자!"

"오~예!"

" 엄마, 아빠는 여행 가도  괜찮으세요?"

"그럼! 당연하지! 그런데 엄마랑 아빠는 바다들어가지는 못할 것 같아. 너희들이 바닷가에서 노는 것만 지켜볼게."

"네~! 그래도 저희는 좋아요!"

아이들은 생각하지 못했던 번개 휴가에 한껏 들떠있었다.  갑작스럽게 떠나는 여행은 우리에게 묘한 설렘을 주었다.


우리 가족은 쌍둥이가 태어나고 처음으로 여행을 갔던  바닷가를 가기로 결정했다.

그곳은  우리 가족이 10년 만에 가보는 장소였다.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바닷가에 가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힘들었는데, 이제는 해수욕장에 갈 수 있을 만큼 아이들이 성장했다. 피서철인만큼 바닷가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뜨거운 모래 열기를 느끼우리는 조심조심 걸어가서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아이들은 도착하자마자 바닷가로 뛰어갔다.

어떤 아이는 바닷가에 발을 담그다 몸도 담그더니 어느새 바다 위에 떠있었다.

우리 부부는 바닷가에 놀고 있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평화롭고 행복했다.

행복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한 방향을  바라보는 그곳, 그리고 지금 여기...

이곳 있음을...


우리 부부는 잃었던 건강을 되찾으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아이들이 건강함에 감사하며, 또 우리가 건강함매일 감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우리는 건강을 잃고 나서야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지만, 앞으로  더욱 소중하게 건강을 돌보며 살 것이다.


바닷가에서 한참 놀고 있던 아이들이  수상 오토바이 뒤에 달린  팡팡을  바라보았다.

"엄마! 저희들도 팡팡  타보고 싶어요."

"그래? 알았어~태워줄게"

구명조끼를 입은 오남매가  팡팡을 타고 출발했다.

"잘 다녀와~."

"아~~~ 악!"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수상 오토바이에 이끌려 저만치 멀어져 갔다.




우리는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 순간을 마음속으로  담고 담았다. 그렇게 한참 동안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

.

.


행복은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 있어요.

주위를 둘러보세요~!








이전 15화 남편의 퇴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