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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섯맘 Sep 17. 2024

지금은 내 인생의 전성기

연재글을 마치며...

오늘 글을 마지막으로 '남편 몸에 CCTV 달아주었습니다.'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5월, 글쓰기에  첫 발을 내디뎠던 저는 연재를 시작했을 때 10화 정도까지 예상했으나 15화를 넘기고 17화까지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 초보인 제가 글을 이어갈 수 있었던 힘, 한 명이라도 저의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 덕분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의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신장이식수술이 위험하거나 어려운 수술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겪어보니 결코 쉽지만은 과정은 아니었다 생각합니다. 겪어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우분들이 그렇게 많다는 것을요. 미약하지만 제 글이 장기 이식을 준비하는 분들께 조금 이나마 희망과 위안이 되길 바라봅니다.


남편의 건강악화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던 그때, 신장 환우 카페에 들어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했던 때가  엊그제 같습니다.  이식 수술 관련된 글찾아보며 걱정과 한숨의 나날도 보냈었던 적도 있었요. 하지만 우리의 부부의 막연한 희망이 현실이 되었을 때, 당시를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우리 가정에 일어났던 기적은, 혼자만의 힘이 아닌 주변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기도 덕분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강진에서 생태 해설사 과정을 배우고 있습니다. 강진만의 갈대를 보며 강사님께서 아이들에게 들려주셨다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갈대가 하나만 있으면 바람에 많이 흔들린단다. 하지만  갈대가  모여있으면 흔들리지 않아. 너희들도 그랬으면 좋겠어."

맞습니다. 우리 부부가  힘들었던  순간에도 묵묵히  걸어갈 수 있었던 건  

'갈대의 힘'덕분이었었습니다.

우리 주변을 에워쌌던 많은 갈대들이 함께 가주었습니다.


평탄하지만은 않은 굴곡진 길도 있었지만 그것을 넘을 수 있게 함께 손잡고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저도 이젠 주변을 돌아보며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되려 합니다.




남편 카톡에는 이런 메시지가 적혀있습니다. 오남매 사진 속에  파묻혀있던 보석 같은  문구 하나를 꺼냈습니다.

'지금은 내 인생의 전성기'

문구를 한참 동안 들여보았습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뭉클함이 일렁입니다. 신장이식 수술 후에 남편의 컨디션이 얼마나 좋았던 건지  남편은 "이렇게 좋은 줄 알았으면 진작에 수술할걸."이라고 말한 적도 있어요. 나비의 날갯짓 같은 저의 작은 도움으로 남편 인생에 '전성기'를  주었다는 것이  참 감사합니다.

또 그렇게 느끼며 살아가는 남편이 고맙습니다.


모두들 내 몸을 다독이며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메리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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