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9시부터 1시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팽나무학교 선생님들이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학부모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점이 인상 깊었다.
나는 도시에서 살 때에는 늘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관심을 주지 못한날이 많았고마음 한편에 늘 미안한 마음이있었다.하지만 강진에 농촌 유학을 와서 다양한 학교 행사에 참여하며 아이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팽나무 학교는 매월 열리는 토요 학교, 특색교육 및 마을 연계 프로그램, 다양한 행사 등이 있고학부모가 학교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이런 기회를 통해 나는내 아이의 모습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고또아이와공유할 수 있는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1학기 토요 학교는 어떤 프로그램을 했었는지 떠올려보면...
고추장 만들기, 떡볶이 만들어서 먹기 그리고 레고놀이, 샌드위치 만들기, 영화 보기, 코딩활동, 스파게티 만들기, 물총놀이, 화채 만들기...
당시를 떠올려보니한 학기 동안 다양한프로그램에 참여했음에 놀랍기도 하다. 한편으로는선생님들께서 주말에도 출근하셔서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시는모습에감사함을느낀다.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여름날, 우리는 토요 학교에 갔다.
우리는 모둠별로 모여 수박화채를 만들었다.아이들이빨간 수박 속을 숟가락으로 파서앙푼에 담기 시작하자 수박이 빠른 속도로 쌓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멜론, 사이다, 딸기우유, 과일 후르츠까지 넣으니 군침 도는 수박화채가 완성됐다. 나는아이들이재잘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즐겁게 요리활동에 참여했다.
다음은물총놀이시간이었다. 먹구름이 잔뜩 널려있어 습하고 더운 날씨였지만, 아이들은 운동장 멀리까지 퍼지는 경쾌한 음악을 들으며 신나게 물총 놀이를 했다. 팀별로 나뉘어 물총 놀이를 하고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마지막에는 학부모도 참여했다. 나는멈칫망설였지만, 옛 추억을 떠올려 보며 아이들과 함께 놀이에참여했다.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초록 운동장을 뛰어다니다 보니 어린 시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것 같다.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자~ 준비됐지? 공격한다!!"
픽~~~ 픽~~~~~~~~~~~!
내가 한 아이를 공격하자 금세 여러 명의 아이들이 나를 에워싸며 물줄기를 뿜어댔다.
나는 저만치 뛰어갔고 어느새아이들을 줄줄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팽나무 학교 아이들은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무더위를 이겨내며 한참 동안 놀이를 즐겼다.
나는 물에 빠진 생쥐 마냥 흠뻑 젖었지만 아이들과 신나게 뛰놀았던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물총놀이를 마치고 아이들은 젖은 옷을 갈아입은 뒤, 팽나무가 만들어준 그늘 아래에서 맛있는 수박화채를 먹었다.
꿀맛은 이럴 때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아이들은 벌겋게 물든 얼굴로수박화채를 먹으며 더위를 식혔다. 땀인지 물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아이들의 머리칼은 젖어있었지만, 학생들의 표정이즐거웠던 시간이었음을 알려주었다.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주변에 식당 가는 것도 마땅치 않아서요~우리 팽나무에서 컵라면 먹는 건 어떨까요?
"좋죠~!"
"그럼 우리 팽나무 편의점을 열어요!! 하하하!
제가 집에 들어가서 얼른 물 끓일게요."
"그럼 저는 마트에 가서 컵라면 사 올게요!"
"저는 팽나무에서 아이들 보면서 함께 있을게요!" 엄마들은 각자 역할 분담을 한 뒤,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아이들은 팽나무 아래에서 매미소리를 들으며 컵라면을 먹었다.
'맴맴 ''후루룩, 호로록''맴맴'
신나게 뛰어놀았던 아이들이 배가 고팠나 보다. 컵라면 먹는 소리가 정박과 엇박의 소리를 내며 여기저기서 경쾌하게 들렸다.
즐거웠던 토요학교, 그리고 팽나무 편의점, 친구들과 함께했던 물놀이....
그날 아이들의 놀이는 끝이 없을 정도로 신나게 놀았던 하루였다.
저녁이되자삼남매가 저마다이야기를 시작했다.
"엄마! 오늘이 강진에 와서 제일 신나고 재미있었던 하루였어요."
"정말?" "아침에 학교에 가서 물총놀이도 하고, 팽나무에서 라면도 먹었고, 또 오후에는 다 함께 수영장도 갔잖아요."
"최고로 재미있는 하루였어요!"
"맞아~ 엄마도 최고로 재미있었던 날이었어!"
'팽나무 학교 편의점'은요~ 매일 열리지 않는답니다. 특별한 날에만 열려요! 다음에는 언제 열리게 될까요? 그날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