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통해 아는 나

- 나는 이 상황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by 윤소을


인생에 많은 선택지가 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인지는 부딪히면서 알게된다. 후회할까 선택을 못하겠다는 사람에게 건네는 위로는, 모든 사람이 다 베스트를 선택하며 사는게 아니라는 거다. 아쉬움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최근 4개월 동안 프랑스에 있는 한식당에서 알바를 했다. 하면서 배운 것은 나는 정말 소리 / 가십에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 여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 많은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선호하지 않다는 것. 포차의 정겨우면서 시끄러운 장소 보다는 파인다이닝, 코지한 카페같이 고요하고 여유가 있는 곳을 선호한다.


어느 순간 부터 일을 하고 집에 오면 너무 피곤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선을 넘는 말들, 시끄럽게 떠드는 자기 주장들. 정치 종교 불륜 주제 상관없이 생각나는대로 모든 것이 소재가 되는 아주머니들을 보면서 큰 것을 배웠다. 말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아주 역한 것이라는 것. 뱀의 혀라는 표현이 생긴데에 이유가 있다. 내가 그 모든 말들을 왜 들어야 하는지, 말의 소음조차 듣고 싶지 않아 난 점점 입을 닫게 되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나 또한 그동안 말을 쉽게 하지는 않았는지. 내가 옳다는 이유로, 내 생각이라는 이유로 죄책감 없이 더 떠들게 되지 않았는지 점검하고 반성했다.


이 일을 정할때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 고급스러운 한식 퓨전 레스토랑이었다. 이곳에서 일을 해보지 않아서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내가 그때 놓쳤던 것은 나의 성향에 대해 확신이 적었다는 것. 다른 사람의 조언에 조금 더 귀를 기울였다는 것. 사실 돈이 크게 작용하긴 했다. 파리 월세를 내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더 벌어야 했으니까. 그래서 또 깨달았다. 선택을 할때 돈이 기준이 되서는 안된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려면 내가 뭘 싫어하는지를 알면 된다. 대학교 선배가 해줬던 말이 있다. 좋아하는 것을 바로 찾기 보다 하기 싫은 것을 가지치기 하며 가는것도 방법이라고. 나는 경험하는 것을 좋아해서 많은 것을 해보고 싶어했다. 이제는 나에 대해 꽤 알게 되었다. 4년동안의 유학은 나에게 참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 한국인이 거의 없는 곳에서 지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이 있다. 왜냐면 유학 나와서 한국 무리를 찾아 들어가는 사람도 많은데 그게 과연 유학일까 의문이 든다. 특히 대도시는 더 그렇다. 본인이 열심을 다하지 않는다면 그저 이태원에 사는 것에 불과하다.


유학을 나온 순간 나는 이 사람들에게 다른 종족이다. 외계인이 된 나 자신을 깊이 탐구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알아가는 과정들이 지금 돌아보면 재밌었다. 많이 울고 슬퍼했지만 무엇보다 나는 타지생활이 잘 맞았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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