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두 군데 골라보라면, 마닐라는 유적지다.
10월 말, 필리핀 팀의 초청을 받아 이번엔 병원 내 학술 행사에 방문하게 되었다. Philippine General Hospital 은 정말이지 필리핀의 의료 환경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보통의 LMIC(Low-middle income country) 들의 Public hospital (국공립 병원)은 다양한 환자들을 볼 수 있지만 값비싼 치료를 받기는 어려운 환자들이 많다 보니 의료인들도 쉽게 쉽게 새로운 치료법을 알면서도 도입시키기가 쉬운 상황 같지는 않았다. 그들을 공감할 수 있었던 하나의 미팅을 마치고, 반일 이상 여유가 남아 잠시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아래는 호텔에서 촬영한 마닐라 시내의 모습.
이동수단에 대해 얘기하자면, 무조건 Grab 어플을 다운로드하여서 Grab 만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리핀의 운치를 느껴보려고 하기와 같은 삼륜차 도 타보고 metered taxi 도 탔지만, 탈 때 불렀던 가격과 내릴 때 부르는 가격이 다르다거나, 혹은 거스름돈을 주지 않는다거나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무조건 Grab으로!
어쨌든,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생 어거스틴 성당과 그 바로 옆의 박물관이다. 내가 방문했던 날은 토요일이어서 한창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도 보았다.
겉으로 보기엔 여느 성당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스페인과 필리핀 문화 특유의 뒤섞인 화려함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옆의 박물관은 볼거리가 상당하기에 더 추천한다.
굉장히 작을 것 같았던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박물관 내부는 굉장히 넓었다. 자세히 본다면 약 2-3시간 정도는 소요될 것 같은 느낌.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중간에 가다 보면 납골당을 연상케 하는 묘비가 있는 방이 있는데, 숨이 멎을 것 같은 전율을 느꼈다. 모두가 조용히 추모하고, 가족과 친지를 기리는 모습이 생경하면서도 공감이 되었다.
우리 딸은 천지창조 그림을 좋아한다. 천지창조처럼 내 손과 아이의 손이 맞닿는 느낌을 아이는 좋아한다. 딸에게 보여주려고 한 컷을 찍었다.
성당 내부 역시 잘 보전되어 있었다. 너무나도 예쁜 성당 내에 화려하지만 잘 정리된 색깔배치는 사뭇 바깥 풍경과는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성당을 나와 다음으로 간 곳은 인트라무로스/포트 산티아고이다. 사실 여기 근처만 가도 투어 상품을 제공해 주는 호객행위꾼들이 많은데, 나는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혼자만의 투어를 즐기고 싶어서 다 거절하고 발걸음을 움직였다.
포트 산티아고 내에도 박물관이 있는데, 사진 촬영이 안 되어 아쉽게도 사진을 전하지는 못할 것 같다. 말이라도 전하자면, 필리핀의 국민 영웅인 Rizal을 모시는 박물관이 있었는데, 짧고 굵게 구경하기 좋았다.
산티아고를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데, 이때는 마침(?) 비가 와서 여기 딸려 있는 성모 마리아상이 있는 작은 공간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하기도 했다.
포트 산티아고 내에는 가볍게 요기할 수 있는 식당과 기념품샵이 몇 개 섞여 있는데, 여기서 마그넷 하나와 남편 옷 하나를 구매하였다.
마지막 사진은 필리핀 전통 팥빙수 '할로 할로'이다. 생각보다 저기 중간에 있는 타로맛 아이스크림과 젤리들, 그리고 치즈 케이크가 너무 매력 있다. 한국의 팥빙수와 비교하였을 때 조금 더 녹진하고 꾸덕한 맛이 돋보인다. 전통 음식점에 식사를 하러 가면 보통 디저트류로 제공되니 꼭 한 번 시켜볼 수 있도록.
그럼 오늘도 짬 내서 여행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