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의 싱가포르를 반나절만에 담고 싶다면

연말 느낌 물씬 나는 싱가포르 스폿 추천

by 워케이셔너

여행을 다니다 보면, '파도 파도 끝이 없는' 나라나 지역이 있다. 나에게는 그런 지역이 딱 세 군데 있는데, 첫 번째는 뉴욕, 두 번째는 제주도, 세 번째는 싱가포르다. 의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데, 싱가포르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몇일만에 보기는 아까운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인종과 문화가 섞여 있는 비빔밥 같은 나라이다 보니, 한 나라에서 정말 많은 나라를 엿볼 수 있음에.


이번 싱가포르 학회 일정이 끝난 이후엔, 조금 더 마음이 풀렸었다. 연말이 다가오기도 했고, 급한 일들이 상대적으로 적어지다 보니 조금 더 자신을 위한 선물을 주고 싶었다. 역시나 반나절 남짓한 시간이 남았지만.

다행히도(?) 대한항공 항공편 시간이 밤 10시 반에서 다음날 새벽 3시 반으로 연착이 되면서, 저녁~밤늦은 시간까지 여유가 생겼다. 아마 한국 분들이라면 대체로 이런 상황에 맞닥뜨릴 것 같아, 그 타이밍에 맞추어 가볼 수 있는 두 곳을 소개한다.


나이트 사파리


나이트 사파리를 즐길 수 있는 만다이 동물원은 30년이 넘은 유명한 투어리스트 스폿 이기 때문에 많이들 가보셨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오래되었을 거라는 편견이 있을 수 있는데, 2024년 12월 기준으로 방문하였을 때에는 리뉴얼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새 건물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내가 의외로 좋아했던 면모는 '기념품 샵'이었다. 너무나도 예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소품, 티셔츠, 그리고 수첩과 동물 인형들을 발견했는데 심하게 말하면 기념품만 사러 여기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기자기하고 동물이나 자연 문양이 그려진 소품들을 좋아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나이트 사파리는 크게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는 나이트 사파리, 두 번째는 공연이다. 사실 나이트 사파리는 7시부터 사실상 셔틀버스를 운영하기 때문에 늦어도 6시 30분까지는 가서 첫 차를 타보는 것을 권한다. 나는 시간이 조금 꼬여서 7시 30분 공연을 먼저 보고 나이트 사파리를 나중에 즐겼지만, 조금 더 일찍 사파리 투어를 한다면 더 동물들을 빨리 눈에 담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나이트 사파리는 사람들이 워낙 동물들이 안 보인다고 가는 것을 추천하지 않았어서, 계속 미루고 미루다가 가게 되었는데, 나는 워낙 기대 없이 가서 그런지 생각보다 괜찮았고 동물들도 많이 눈에 담아 올 수 있었다.

나이트 사파리의 마스코트라 불리는 코끼리. 두 종류의 코끼리가 있었는데, 코를 위로 들어 올리는 모습이 서울의 동물원의 그것과는 달라 볼 만했다. 조도가 낮은 편이어서 사진이 명확하게 찍히지 않아 아쉬울 따름.

한 발 서기의 달인들인 플라밍고 떼의 모습도 보인다.

동물원에서 진행하는 쇼는 약 20분 남짓 걸리는데, 재롱을 부리는 귀여운 동물들부터 독수리나 부엉이, 하이에나까지 다양한 동물들을 잠시나마 보면서 즐길 수 있다.

대체로 극장 직원분들은 친절하다. 예약내역이 이메일로 가지 않아도, 예약 페이지에 신청한 내역만 보여줘도 입장이 가능하니 걱정하지 마시길.

나이트 사파리는 여기까지 정리해 보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을 공유해보려 한다.

크리스마스는 싱가포르가 한국에 비해 조금 더 축제 분위기가 난다. 한 달 정도가 남았음에도 연말 파티 용품 등을 파는 상점이 마리나스퀘어에 즐비하다. 큰 트리와 여름옷이 대조적이지만, 몰 안에서도 충분히 크리스마스 느낌은 즐길 수 있다.

신기했던 것은 올해 Grab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을 열었다는 점이다.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뒤로하고 공연, 먹거리, 크리스마스 용품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한국의 불닭볶음면이 파이 형태로 판매되고 있었다는 점도 신기하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다 보면, 그 유명한 'viewpoint light show'까지 쉽게 걸어 나올 수 있는데, 정말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여기만 거닐어도 충분히 싱가포르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식당들도 근처에 즐비해 있는데, 나는 동료 분과 '잇쇼 이자카야 원 풀러턴' (issho izakaya One Fullerton)에 들렀고 경치가 좋은 곳 치고는 적정 가격대의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직원 분이 싱가포르 분이었는데 '미소가 아름다우시네요'라고 한국어로 립 서비스를 한껏 해주어 푸하핫 웃다 나온 것 같다.

싱가포르는 이제 마음속 두 번째 고향 같은 곳. 내년 3월 말에 또 가는데, 다음엔 duck tour를 해보려고 한다. 그때까지 잘 있으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