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영고성쇠의 무상함을 탄식하며 이르는 말.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지면
어느 무엇이 됐든 간에 의미가 돼버린다.
어디까지나 신나는 줄로만 알았지만 멜로디를 떼어낸 채 읽으면 읽을수록 슬퍼지는 노랫말이 그러하듯. 끊임없이 승인을 요구하는 스팸문자의 절박함도 가만가만 읽어보면 그 안에 서사가 깃들어 있듯이.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의미가 돼버리는 것들로 채워진 세상이었지.
어쩌면 이런 세상인 탓에 사람은 눈을 깜빡이는 버릇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고, 결코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는 가설을 세우는 도중이었다. 먼저 떠난 사람들의 기일로 채워진 십일월. 얼마나 그리워해도 따듯해질 수 없는 애도哀悼로 시간이 얹어둔 먼지를 닦아내는 빗줄기를 바라보면서, 이미 의미가 돼버린 전부를 헤아리면서 오답으로 남겨질 가설을 세우고 있었다.
관심을 가지면 아주 사소한 것조차 의미가 돼버리는 세상이니까, 눈을 깜빡이는 버릇은 의미로 채워진 세상에 파묻히지 않기 위한 나름의 방법일지도 모른다고. 얼마나 그리워해도 차가울 수밖에 없을 애도로, 시간이 얹어둔 먼지를 닦아내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생각하고 있었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지면
어느 무엇이 됐든 간에 의미가 돼버리고 말았다.
별다른 의미가 없는 달력의 숫자에도 의미가 생겨버리곤 했다. 먼저 떠난 사람들의 기일로 채워지고 있는 십일월. 한때는 맨 끝자리에 자리한 생일만이 특별했던 달이었겠지마는: 하루의 특별함으로는 결코 녹지 않을 슬픔이 서리처럼 내려앉아있는 달이 돼버렸지.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의미가 돼버리는 것들로 채워진 세상이었다.
어디까지나 신나는 줄로만 알았지만 멜로디를 떼어낸 채 읽으면 읽을수록 슬퍼지는 노랫말이 그러하듯. 끊임없이 승인을 요구하는 스팸문자의 절박함도 가만가만 읽어보면 그 안에 서사가 깃들어 있듯이.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러했다.
어쩌면 이런 세상인 탓에 사람은 눈을 깜빡이는 버릇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고, 결코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는 가설을 세우는 도중이었다. 이미 의미가 돼버린 전부를 헤아리면서 오답으로 남겨질 가설을 세우고 있었다.
살아갈 방침을 퇴고하다 맞닥뜨린 겨울은 다정하지 않았다. 나의 첫울음을 기억하고 있을 겨울은 늘 그래왔듯이 엄밀했고, 온기를 나눠주는 것보다는 앗아가는 일에 정성이었다.
줬다 뺏는 것만큼 질 나쁜 짓거리도 없다던데, 사람인 적 없던 겨울에게 그런 말 따윈 의미가 되지 않았다. 다정하지 않다는 나만의 감상 또한 이와 같았지. 나는 나였고 겨울은 겨울이었기 때문에 이뤄지는 엇박자였다. 자못 서러워져도 흘릴 눈물이 없었다. 설령 흘릴 눈물이 있다고 한들 내 눈물 따윈 비가 되지 않았다. 피부에 내려앉는 눈 혹은 엉겨 붙는 서리가 됐다가 녹았다가 흔적도 없이 말라버릴 뿐. 애당초 겨울은 나의 울음을 지독하게 혐오했다.
그래서 그랬다.
너는 슬픈 것도 모르냐는 너의 핀잔에 목덜미만 어루만질 수밖에 없었다. 나의 첫울음을 기억하고 있을 겨울이 엄밀했고, 온기를 나눠주는 것보다는 앗아가는 일에 정성이었다. 나를 나무라던 수많은 너희는 내 생일을 몰랐다. 겨울의 눈치를 살피는 내 엇박자를 견디지 못했으니 당연한 결과겠지.
나는 나였고 겨울은 겨울이었기 때문에 이뤄지는 엇박자였다. 내가 아닌 곳에서의 겨울은 잘만 견디고, 이런저런 추억을 덧붙이며 살아가는 너희들의 네모를 바라보다가 담배를 씹었다. 온기 혹은 다정을 모르는 입이 겨울이면 초과근무를 하는 아궁이 같다고 비유했다. 그러고 보면 난 늘 못했다.
우리의 의미를 짐작만 해왔던 나는:
너의 그림이 되지 못했고, 노래가 되지도 못했고, 소설이 되지도 못했다. 바라보다 적어내는 일에 오늘과 내일을 낭비하는 새끼답지 않게, 너희들에겐 한 박자 늦거나 한 박자 빠른 현실이었다.
나는 나였고 겨울은
겨울이었기 때문에 이뤄지는
엇박자였다.
살아갈 방침을 퇴고하다 맞닥뜨린 겨울은 다정하지 않았다. 첫울음을 기억하고 있을 겨울은 늘 그래왔듯이 엄밀했고, 온기를 나눠주는 것보다는 앗아가는 일에 정성이었다. 먼저 떠난 사람들의 기일과 작별로 채워진 십일월. 나의 생일은 빗물이 얼어붙는 달의 맨 끝자리였고, 돌아오는 날짜마다 연구했던 ‘동행’의 의미는 언제나 난해했다.
줬다 뺏는 것만큼 질 나쁜 짓거리도 없다던데, 사람인 적 없던 겨울에게 그런 말 따윈 의미가 되지 않았다. 다정하지 않다는 나만의 감상 또한 이와 같았지.
그래서 그랬다.
너는 슬픈 것도 모르냐는 너의 핀잔에 목덜미만 어루만질 수밖에 없었다. 나를 나무라던 수많은 너희는 내 생일을 몰랐다. 겨울의 눈치를 살피는 내 엇박자를 견디지 못했으니 당연한 결과겠지. 내가 아닌 곳에서의 겨울은 잘만 견디고, 이런저런 추억을 덧붙이며 살아가는 너희들의 네모를 바라보다 담배를 씹었다. 의미를 잃어버린 이름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입이, 겨울마다 초과근무를 하는 아궁이 같았다.
서리라도 내려앉은 듯이 하얀 달을 바라보다가,
당신의 시를 처음 노래했던 옛날이 떠올랐습니다.
오늘에 떠있는 하얀 달은 무엇을 비추고 있을까요. 보다 울적해진 세상을 비추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니 자못 서러워져, 황급히 진달래꽃이 만개할 다음 봄을 미리 헤아려봤습니다. 분명 오지 않은 다음을 미리 헤아려봤는데 어째서일까요. 머릿속에는 이미 지나간 봄으로 채워지더라고요. 어쩌면 나는 다가올 다음이 부디 그때만 같기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게 된 날부터 애티는 벗은 걸까, 생각해 보다가 “돌아서면 무심하다.”는 말*을 부정하고 싶은 나를 확인했습니다.
아직도 철부지로 남고 싶은 내가
퍽이나 나다워서 다행입니다.
서리라도 내려앉은 듯이 하얀 달을, 사진으로 남겨두려 핸드폰을 하늘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값비싼 핸드폰이 아니라서 그럴까요, 아니면 과거를 기록하는 기술이 서툴렀던 탓일까요. 두 눈에는 이렇게 큼직하기만 한 달이, 화면에는 밤하늘에 나있는 구멍처럼 보여서 포기했습니다. 지금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겠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내 두 눈과 핸드폰 카메라의 렌즈, 둘 중에 무엇이 더욱 현실이겠는지 저울질해 봤습니다. 체감되는 것은 이토록 다른데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아서, 그냥 뭐든지 조금 더 물끄러미 바라보자는 결심을 가꿨습니다. 어디까지나 신나는 줄로만 알았지만 멜로디를 떼어낸 채 되뇌면 되뇔수록, 자꾸만 슬퍼지는 노랫말을 머금었습니다.
별의 숫자가 줄어든 밤하늘이었습니다.
어릴 적의 겨울 밤하늘엔 별이 꽤 있었던 것 같은데 세월이 세월이라 그런 탓이겠지요.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자*는 노랫말이 더욱 슬퍼져서, 황급히 진달래꽃이 만개할 다음 봄을 미리 헤아려봤습니다. 분명 오지 않은 다음을 미리 헤아려봤는데 어째서일까요. 머릿속에는 이미 지나간 봄날이 그려지더라고요.
어쩌면 나는 다가올 다음이
부디 그때만 같기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서리지탄(黍離之歎·黍離之嘆):
세상의 영고성쇠의 무상함을 탄식하며 이르는 말.
*김소월, 나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中
*카라(KARA) - Pretty Girl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