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지독히 동경하며 애태우겠다는
특별함을 원했던 마음의 결말조차 예외가 될 순 없었다. 이유는 빈약하기만 하지만 어쨌든 흔한 건 싫었고, 잘하거나 잘 되진 않더라도 다르고 싶었던 그 마음은: 저 세상을 구성하는 것들의 결말과 다르지 않았다.
지금에 이르러 그땐 그랬던 마음을 돌아보면, 꼭 어린 시절에 짧게 머물다가는 ‘치기’였던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 때문에 그토록 강렬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열병 같은 고집도, 잘 닦인 길을 두고서 잡초들이 걸음을 붙잡는 길을 걷던 것도 그래서 그랬던 것이겠지. 지금이야 다 지나간 일이라고, 헛헛한 웃음을 섞으며 말할 수 있겠으나 그땐 사소한 선택들 하나하나가 중대한 일이었다.
이유는 빈약하기만 하지만 어쨌든 흔한 건 싫었고, 잘하거나 잘 되진 않더라도 다르게 구별되고만 싶었으니까. 지금 돌아보면 그다지 대단치도 않은 일로 괜히 심각해지곤 했었다. 뭐 그래도 그러했던 덕분에 앓듯이 배운 것들도 있긴 하니까, 아주 낭비된 시절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으려나. 하여튼 지금에 이르러 그땐 그랬던 마음을 돌아보면, 꼭 어린 시절에 짧게 머물다가는 ‘치기’였던 것처럼 보일 뿐이다.
아마도 그때의 나는: 보편의 뜻과 가치를 이해하지 못했던 탓에 특별함을 원했던 거겠지. 원했던 만큼 특별해진다고 한들 어차피, 저 세상을 구성하는 것들의 결말과 다를 수 없을 텐데 그땐 그랬다. 이유는 빈약하기만 하지만 어쨌든 흔한 건 싫었다.
잘하거나 잘 되진 않더라도 남들과는 다르게 구별되고 싶었던 마음을, 겨우겨우 짊어진 채 여기로 저기로 엇나가던 시절이었다. 이 마음은 먼 훗날까지도 지속될 거라는 막연한 확신이 있었다. 특별함을 원하는 마음 또한 저 세상을 구성하는 것들, 결국에는 뿔뿔이 흩어져버릴 것들과 같은 결말이 될 거란 사실을 그땐 몰랐다. 정말로 그랬다, 영원한 건 절대 없었다.
결국에 난 변했다.*
특별하려 애썼던 만큼, 딱 그만큼씩 평범해지는 오늘들의 집합. 내 일상은 몇 모금 더 단조로운 색채를 머금게 됐다. 초록과 회색 그리고 파랑의 다음으로 덧붙여진 오렌지 색. 한때는 이런저런 색채를 머금고 꽤나 알록달록했을 일상은: 무던하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 색채를 머금은 채로 이어진다.
특별하려 애썼던 만큼, 딱 그만큼씩 평범해지는 오늘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나는 여전히 나인 채로 살아가는 중이라 믿고 있지만, 문득문득 깨단하게 되는 건 오늘의 나를 그때의 나는 바란 적 없단 사실이었다. 특별하려 애쓰느라 힘겨웠던 마음을 놓아준 후로부터 이러면 이런 만큼, 그러면 그런 만큼만 살아가잔 작심을 부여잡았는데_ 지금도 부여잡고 있는 이게 영 내키지 않는 것도 같지. “예술가는 철들면 끝장”이라던, 격언이었는지 아니면 협박이었던 건지 모르겠는 말이 머릿속에서 빙빙 맴돈다.
그런 말을 거울로 여기며 오늘의 나를 비추면 도대체가 나란 놈은 어떻게 보일까. 애 같지도 않고 어른 같지도 않은 무언가가 보이긴 한다. 이건 이거라며 분명히 말할 수 없는 사람이 오늘을 걷는다. 특별하려 애썼던 만큼, 딱 그만큼씩 평범해지는 오늘들의 집합. 몇 모금 더 단조로운 색채를 머금은 일상을 걷는 중이었다.
무던하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
색채를 머금은 채로 이어지는 일상이다.
초록과 회색 그리고
파랑의 다음에 덧붙여진 오렌지 색
한때는 이런저런 색채를 머금고 꽤나
알록달록했을 일상은:
특별하려 애썼던 만큼, 딱 그만큼씩 평범해지는 오늘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아직도 나를 두고서 당당하게 “예술가”라고 칭하지 못하고 우물거린다. 딱히 의기소침해진 건 아니건만 아직은 뭐랄까, 그게 아닌 것만 같은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보는 눈에 따라서는 그게 맞기도 할 테고, 아니기도 할 것이라는 형편 좋은 말을 생각해 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관찰자의 마음에 따른다는 것쯤은 이해했지만 나는, 나를 어떤 마음으로 보면 좋겠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짧지 않은 시간을 부여잡고 살아왔지만 여전히 바라왔던 모습이 아니라서 그러겠지. 이제는 특별해지려는 마음 따윈 놓아줬다.
특별해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을 깨단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마주하는 현실에 맞춰 꿈의 견적을 조절했다고 하는 게 옳겠지. 특별하려 애썼던 만큼, 딱 그만큼씩 평범해지는 오늘들의 집합. 내 일상은 몇 모금 더 단조로운 색채를 머금게 됐다. 특별하려 애쓰느라 힘겨웠던 마음을 놓아준 후로부터 이러면 이런 만큼, 그러면 그런 만큼만 살아가잔 작심을 부여잡았는데_ 지금도 부여잡고 있는 이게 영 내키지 않는 것도 같지.
“예술가는 철들면 끝장”이라던, 격언이었는지 아니면 조롱이었던 건지 모르겠는 말이 머릿속에서 빙빙 맴돈다. 그런 말을 거울로 여기며 오늘의 나를 비출 때마다 나는 헤맨다. 보이는 그것이 무엇인지는 관찰자의 마음에 따른다는 것쯤은 이해했지만 나는: 나를 어떤 마음으로 보면 좋겠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무던하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
색채를 머금은 채로 이어지는 일상이다.
어느 시절의 어떤 하루가 됐든 밤이 덧칠하는 색은 똑같았다. 특별하려 애썼던 날의 오늘과 그러했던 만큼 평범해져 버린 오늘 밤은 같은 색깔이었다. 초록과 회색 그리고 파랑의 다음으로 덧붙여진 오렌지 색.
특별하고 싶어 애쓰다가 마주한 알록달록함 또한 밤이 되면 저물기 마련이었고, 이토록 무난하기만 해서 어떻게 새로울 수 있겠는지 모르겠는 오늘의 밤이 더욱 까만 것도 아니었다. 어느 시절의 어떤 하루가 됐든 밤이 덧칠하는 색은 똑같았다. 더는 그때 같지 않은 내가 됐다고 해서,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지거나 하진 않았지.
어쩌면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흔해빠진 말을 적어내도 좋을 것 같다고. 더 이상 특별할 수 없는 처지로 소심하게나마 생각해 봤는데 뭐랄까. 그런 말을 적어낼 사람으로 나는 적합하지 않은 듯했다. 어쨌든 간에 나란 놈도 한때는 특별함을 원했고, 끝끝내 이뤄내지 못한 처지일 뿐이었으니까. 흔해빠진 말을 적어낸다고 한들 그 안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을 거다.
굳이 뭔가 있을 거라고 우겨봤자 그 안에 있는 건 기껏해야, 어느 실패자의 담배냄새 지독한 한숨과 끝까지 용해될 수 없는 변명이겠지. 때문에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색채인 밤을 마주하면서도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좋은 말을 적어낼 수 없었다.
어디까지나 그때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머리통을 이리저리 굴려대다가, 눈을 흘기며 왼쪽과 오른쪽을 살피다가 놓아줬던 마음을 다시 부여잡을 뿐이었다. 어린 시절에 짧게 머물다가는 ‘치기’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최초로 바랐던 것이 ‘그것’이었다는 사실은 변할 리 없는 사실이었다.
때문에 나는 그런 말을 적어낼 사람으로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저 ‘어느 누구든지 특별해질 수 있다’는, 끊임없이 애써야만 하는 모진 말을 적어낼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똑같을 수밖에 없는 결말이라면 차라리, 지독히 동경하며 애태우겠다는 오기誤記*였다. 영원한 건 절대 없고 결국에 난 변하겠지만 그럼에도,
여태껏 원해왔던 네게서
눈을 떼진 않겠다는 결심이었다.
*G-DRAGON – 삐딱하게中
*오기(誤記): 잘못 적음. 또는 그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