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be not she don't remember me*
마음 따라 편히 내어주지도 못하고
그런 처지에 받는 일조차 서툴렀지.
그때도 어릿하게 알았지만 이제야 좀 제대로 알 것도 같다. 후회에 물들어있는 그리움을 벗어나질 못할 걸 알겠다. 어차피 기울어버렸을 마음과 서투르단 변명으로 덧칠된 작별. 종합하여 늘어놓길 나는 인과에서 비롯된 응보를 걸을 수밖에 없다.
이런 하루는 어쩔 수 없음을 알겠다.
가난한 사랑은 처음부터
다른 결말이 없었단 사실을 알아버렸다.
그랬던 탓에 함께할 땐 하루 걸러 하루씩 못나기만 했었고, 그만큼 너와 나의 동행은 조잡하기만 했으니까. 이딴 오늘을 걸을 수밖에 없는 작별의 다음을 이제야 제대로 안 것 같지. 잠시나마 우리였던 너는 요즘, 어떻게 지낼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내 처지를 하루 걸러 하루씩 원치도 않게 알아버리는 나는: 새로움과 해로움이 헷갈리는 지경에 머물고 있다.
누군가를 들이기도 창피하기만 한 공간
추억을 머금은 햇빛이 드러누운 해거름
좀만 게으르면 곧장 먼지 앉아
텁텁하기만 이곳을
곧잘 찾아와 재잘거리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내가 모를 너만의 어리숙한 동경인지, 아니면 다르게 살아온 삶에 뒤엉키는 체험이었던 건지. 마치 예술가의 공간 같다면서 내려앉아있는 먼지조차도 귀엽게 여기던 목소리가 들린다.
나긋나긋한 웃음을 흘리다가 텅텅 비어있는 자그마한 냉장고에 따가운 바늘처럼 늘어놓는 잔소리까지. 어떻게 집에 먹을 게 없냐면서, 밥은 잘 챙겨 먹는 거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이게 뭐냐면서. 서글서글하고도 엄하게 씩씩거리던 너는:
한숨으로 핸드폰을 들고서 떡볶이라도 시킬 테니 같이 먹자고 하는데_ 나는 돈이 없단 말을 하지 못해 괜스레 안 당긴다며, 매운 건 못 먹는다고 툴툴거리던 찰나가 머릿속에서 재생된다. 그렇게 아이처럼 툴툴거리고 있던 나를, 제법 어른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던 너는: 나도 먹으려고 사는 거라고, 안 매운 걸로 시킬 거니까 같이 먹자고 말하는데_
조금씩 끊어 내쉬는 한숨으로
목덜미나 긁적거렸지.
배달이 오기 전에 정리를 좀 해야겠다는 넌 분주해지고, 나는 무슨 사건현장에서 도망치는 범인이라도 된 듯이 슬금슬금 벗어나는 자리. 존재하는 이유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을 만큼, 비좁기만 한 베란다로 도망치듯이 빠져나와 담배나 물었다.
건물과 건물이 만들어낸 가느다란 하늘이나 힐끗힐끗 흘기면서 담뱃불이나 끌었다. 한 개비의 절망, 한 개비의 후회, 한 개비의 탄식, 한 개비의 불안.
고민어린 네 개비가 끝나고서야 콜록거리며 들어온 공간. 그리 긴 시간이었을 텐데 멀끔히 정리된 공간이 문득 창피했다. 그럼에도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TV의 채널을 돌리고 있던 너를 보면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는데_ TV옆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고지서에 비참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_이게 아닌데.
누군가를 들이기도 창피하기만 한 공간
추억을 머금은 햇빛이 드러누운 해거름
그때도 어릿하게 알았지만 이제야 좀 제대로 알 것도 같다. 마음 따라 편히 내어주지도 못하고 그런 처지에 받는 일조차 서툴렀지. 때문에 후회로 물들어있는 그리움을 벗어나질 못할 걸 알겠다.
어차피 기울어버렸을 마음과 서투르단 변명으로 덧칠된 작별. 종합하여 늘어놓길 나는 인과에서 비롯된 응보를 걸을 수밖에 없다. 이런 하루는 어쩔 수 없음을 알겠다. 가난한 사랑은 처음부터 다른 결말이 없었단 사실을 알아버렸다. 그랬던 탓에 함께할 땐 하루 걸러 하루씩 못나기만 했었고, 그만큼 너와 나의 동행은 조잡하기만 했으니까. 이딴 오늘을 걸을 수밖에 없는 작별의 다음을, 나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된 것 같지.
잠시나마 우리였던 너는 요즘 어떻게 지낼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간에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내 처지를 하루 걸러 하루씩 원치도 않게 알아버리는 나는: 새로움과 해로움이 헷갈리는 지경에 머물고 있다.
_2022.06.08作
*ELLEGARDEN - Marry me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