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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riet Jeong Dec 09. 2024

[Verish] CX 정석, 베리시의 진정성

베리시를 계속 이용하게 하는 CX의 숨은 노력들

베리시의 CX는 참 섬세하다고 느꼈다. 베리시는 '고객 서비스'를 넘어 '고객 경험'을 이야기한다. 

CS를 넘어 CX로 가는 여정이 어떤 것인지, 베리시는 그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이다.


내가 처음 베리시를 알게 된 건 원티드에서였다. CX팀 리더 현지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고객 경험이라는 게 무엇인지 새삼 생각하게 됐다.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동일한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그게 베리시만의 CX 인 듯 싶다.


특히 여성 속옷 브랜드에서 CX는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속옷은 단순한 의류가 아니라 매일 피부에 닿는 물건이니까. 베리시는 그걸 잘 알고 있었다. 


채널톡을 아주 잘 활용했다. AI 챗봇을 도입하면서도 차가운 기계의 응대가 아닌, 따뜻한 대화를 만들어냈다. 베끼 매니저라는 AI 매니저를 두고 고객이 궁금해할 만한 것들을 미리 준비해두고, 마치 친구와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CS는 인바운드만 처리하는 부서야’, 그런 걸 제가 되게 싫어했다.

그리고… CX뿐 아니라 우리 회사 전 영역에서의 아젠다는,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해?’다. 속옷 만드는 거, 별일 아닐 수도 있는데 왜 우리는 뭘 해도 더 고감도로 만들어야 하고, 야근도 많은가. 그래도 해내자는 사람들로 모였다. 상품 타협하지 않는다. 안 좋으면 계속 샘플 낸다. CX도 더 자동화하고 고도화한다. 우리는 그런 사람이니까.


어떤 기업은 CS를 비용으로 본다. 하지만 베리시는 달랐다. 그들에게 CX는 투자였다고 한다. 

고객의 경험을 개선하는 것이 곧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 믿었고, 고객들은 베리시의 세심함에 감동했다.



이번에 베리시에서 웜시스루 스타킹을 구매했는데, 한번 세탁 후 내부 살색 안감이 밖으로 나오는 현상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바로 1:1 채팅을 키니, 베끼 매니저가 먼저 맞이해주었다.

하지만 이 건은 베끼 매니저가 처리해 줄 수 없었는지 상담사와 연결이 되었고, 마찰이 있는 경우 생기는 현상이라고 안내했다. 


다소 아쉬웠지만, 발 끝 부분이라 겉으로 보이지 않았기에, 또한 베리시가 나중에 제품을 리뉴얼할 때 반영하리라.. 생각하고 창을 닫으려는 찰나, 미안한 마음이라며 '세탁 10%' 할인 쿠폰을 주며, 더 불편한 점은 없는지 섬세하게 물어봐주었다.



사실 나에게 세탁 10% 할인 쿠폰은 별로 의미가 없었으나, 이 쿠폰이 어떤 조건에서 사용가능한지, 베리시를 다시 방문하게 되고, 이러한 섬세한 조치에 마음이 풀렸다 (쿠폰 때문은 아니다)


CS에서는 항상 고객이 궁금하거나 불만을 가지거나, 긍정적인 문의를 하지는 않는다.


채널톡에서 베리시를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고객의 소리'를 대하는 태도였다. 불만 사항을 단순히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제품 개발과 서비스 개선의 기회로 삼았다. 


베리시의 CX 철학은 '예방'에 있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대비하는 것. 

고객이 물건을 처음 접하는 순간부터 구매, 배송, 착용까지. 고객 여정의 모든 단계에서 고객이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찾아내고 개선했다.



"베리시 초기 멤버들은 타협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10번의 샘플링도 감안하고’, ‘말도 안 되는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마케팅하고’… 일에 미친 사람들이 많았다."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온 직원이 노력을 기울인 결과,

결국 고객들의 마음을 돌리고 충성고객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지 않았나 싶다.


요즘 들어 더욱 실감하는 게 있다. 

기업의 진정성은 결국 고객 경험에서 드러난다는 것. 베리시는 그걸 잘 보여주고 있다. 

화려한 광고나 멋진 슬로건이 아닌, 고객과의 작은 접점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모습으로. 


베리시가 만들어가는 CX의 여정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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