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토리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서 선정한 키워드를 현대의 이슈로 다시 끄집어낸 독특한 서사 구조의 영화다. 과거의 사실과 현재의 상황이 별개로 존재하지만, ‘난민(難民)'이라는 키워드로 들여다보면 묘하게도 일치하는 구석이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독창성이 돋보인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좀 더 파악하고 가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건 무슨 영화지?' 하는 혼란스러움을 겪어야 했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평범하지 않다.
“여우와 기러기도 집에 가고, 고양이와 쥐도 집에 가고, 남편과 아내도 집에 가고…”
주인공 게오르그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노래는 가사도 리듬도 단순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오히려 집이 주는 정서적 느낌이 더 커다랗게 다가온다.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전 세계를 떠돌고 있는 현대의 난민들은 무엇을 가장 그리워할까?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 중 누가 더 먼저 상대를 잊을까?”라는 극 중의 대사도 가슴에 담고 싶은 문장이다.
영화 속 등장인물도 모두 한차례씩 떠나고, 남겨진 사람의 역할을 바꾸고 있다. 불안과 공허(空虛)에 쫓기다보면 서둘러 떠나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과연 누가 더 먼저 상대를 잊을 수 있을까?
영화 ‘트랜짓'은 동독 출신의 작가 아나 제거스(Anna Seghers)가 1944년에 발표한 동명(同名)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