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친구 아들이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했다. 어머니는 별 생각 없이 한 말이고, 나 역시 깊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타인과 비교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가르쳐주고 싶어 어머니에게 물었다.
“엄마, 걔네 부모님 직업은 뭔데?”
“아버지는 국회의원이고, 엄마는 검사야.”
내 질문에 어머니는 “아~”하는 감탄사와 함께 납득하셨다. 재능과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논쟁을 벌일 일도 아니었다.
DNA가 무관하다 주장할 수 있지만, 나와 어머니는 아니었다.
"결국 될 놈 자식은 또 될 놈이야."
"에이, 아무리 그래도 꼭 그런 건 아니지."
“바퀴벌레가 호랑이 낳는 거 봤어?”
라고 하자 어머니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내 등을 때렸다.
“야, 아무리 그래도 바퀴벌레가 뭐야?”
“그럼 낙타가 호랑이 낳는 거 봤어?”
“그래, 그건 말이 안 되지.”
어머니는 왠지 모르게 납득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