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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결 Mar 15. 2021

삶을 채워나가는 첫걸음

휴식


쉼 없이 달려온 나의 자아가 꽤 오랫동안 지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육체가 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정신이 온전할 리가 없었다. 만남의 약속을 모두 취소하고 오로지 스스로를 위한 주말을 보냈다. 늦은 오후 일어나 먹는 점심에 맛있는 정성을 실어 내게 선물을 주었다. 보고 싶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한참을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읽고 싶던 우리말 소설을 읽었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다 밤이 되어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갔다.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생각에서 멀어졌다. 감기는 눈을 그대로 두었다. 욕조에서 잠이 드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며 천천히 침대로 갔다. 한동안 읽지 않았던 시집을 들어 뜯밖의 감성의 밤을 맞이했다. 전율 섞인 감동과 회복이 나를 찾아왔고 간만의 불면증 없는 밤을 맞이했다. 몇 달만의 깊은 잠이었다. 


이 소박한 하루가 내게 간절히 필요했구나, 삶을 채워나가는 첫걸음은 휴식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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