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3 2021.11.18.
그렇게 회의 참석시키려면 월급을 나눠 주세요.
아침부터 황당한 이야기를 듣는다. 팀장이 내일도 주간 회의에 대리 참석을 요청한다. 그것도 당당히. 매주 참석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이야기하자, 차석이니깐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놈의 회사는 못된 것은 어디서 다 배워온다. 공무원 사회에 남아있는 차석이라는 제도. 차석은 본래 팀장 부재 시 업무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그러니 서열로 따지면 팀장 다음으로 높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회사에서 같은 직책끼리 서열을 나누는 것도 황당하지만 팀원 2명인 팀에서 차석을 이야기하는 상황도 웃기다.
팀장은 본인이 팀원 시절에 담당했던 업무의 회의를 주기적으로 참석하고 있다. 때로는 일주일에 한 번, 때로는 일주일에 두 번이다. 분명 센터장도 처장님도 우리 센터의 주된 업무가 아니니 너무 힘을 주지 말라고 이야기했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책임감 때문에 팀장이 되고 난 이후에도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물론 새로운 담당자인 울보와 함께. 그렇게 두 사람이 회의를 가고 나면 나는 혼자 남겨져 업무처리를 해야 한다. 주간회의는 그중에 하나인 셈이다.
절대 이해되지 않는 건 그 업무 회의와 함께 주간 회의를 겹치게 잡는다는 것. 나는 한 달 가까이 주간 회의에 대리 참석을 했고, 센터장과 처장님은 팀장의 부재를 문제 삼았다. 결국 그 자리에서 혼나는 건 나다.
오늘도 이렇게는 안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니 회의를 겹치게 잡지 않게 업무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그 업무는 중요한 일이라며 절대 불참석은 안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놈의 중요한 일. 팀장은 관리자가 후 순위 업무라고 이야기해도 본인이 관심 있는 일이면 중요한 가보다. 물론 내가 맡은 업무는 중요한 일이 아니라며 대놓고 이야기했으니, 중요한 일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힘이 빠져 버린다. 또다시 말을 섞기 싫어서 대충 대답하고 자리에 앉고 말았다. 내일도 혼나고 말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