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5

D-25 2021.12.6.

by 유영

직장인 수학여행


나는 단체로 무리 지어 다니는 것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게다가 단체로 여행 가는 것은 극히 꺼려 다.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 이후 단체로 어디를 가본 기억이 없다. 여대를 나와서 그랬는지 단체로 MT를 가는 문화가 없었다. 그리고 연구조직에만 있었다 보니 그런 문화가 별로 없었다. 일 년에 두 번 정도 워크숍을 비롯한 행사가 있다고 해도 규모가 큰 행사이다 보니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 조차도 업무가 바쁘면 후발대로 가기도 하고, 참석을 하지 않아도 그렇게 문제 되지가 않았다. 오히려 잠깐이라도 바람 쐬러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밤에 숙소에 두런두런 앉아서 떠는 수다가 좋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회사는 단체로 하는 것을 좋아한다. 자잘한 회의도 많은 뿐더러 체육대회, 워크숍 등 같이 하는 행사가 많다 보니 기가 빠져나는 기분이다. 결국 단합되지 않는 회사들은 단합을 위해서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일명 가족 같은 회사가 되기 위해서. 하지만 내 가족은 우리 집에 있을 뿐이고,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나는 가족을 만들거나 친구를 만들려고 회사를 다니는 것이 아니다.


심하게 단체 생활을 좋아하는 회사는 코로나 시대에서도 어떻게든 어디를 가고 싶어 한다. 결국 사례집 답사를 핑계로 워크숍을 계획하고 말았다. 사례지 답사지의 담당자는 왜 오냐고 묻고, 심지어 행사를 담당하는 직원과 팀장, 센터장은 수동 감시자이다. 그런데도 무리해서 간다. 그리고 워크숍 일정이 다가올 수 록 밀접접촉자로 인해서, 심한 감기로 인해서 한두 명씩 빠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우리는 간다. 담당하는 팀의 팀장과 센터장이 너무 원하고 있다. 단합을 원하는 것인지 가족이 없는 일박이일을 원하는 것인지를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렇게 간다.


오늘과 내일의 일정이 나의 마지막 수련회 일터이니 그냥 버텨본다. 근데 회사에서 무슨 수련이 필요한 걸까? 무슨 단합이 필요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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