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지방대학교 학생입니다.
5년 전, 나는 지방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했다. 중학생 때부터 바랬던 나의 꿈은 한국사 교사였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내가 국사학과에 입학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국사학과와는 정반대인 일어일문학과에 입학했고, 모두들 나를 '매국노', '친일파'라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며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물어보곤 했다. 그때마다 나의 대답은 하나였다.
"취직이 잘 되니까."
한국사만 좋아한 나머지 다른 공부를 소홀히 하던 나의 성적으로는 교사가 될 수 없다고 지레짐작한 나는 당시, 취직이 잘 된다고 소문난 나라인 일본에서 홀로 살며 직장 생활을 하는 모습을 그리며 J라이프를 살기로 다짐하며 일어일문학과에 지원했다.
그렇게 대학 입학 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나는 입학한 것을 후회했다.
첫째, 본가와 학교가 거리가 엄청나게 멀었다
둘째, 나는 일본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셋째, 나는 사실 일본어와 그들의 문화에 관심이 없었다
그저 '취직' 하나만을 바라보며 들어간 학교에서 학점도 챙겨야 하고, 일본어도 공부해야 하고, 이런저런 행사에도 참여해야 하고... 그리고, 가장 큰 후회점으로는 한국보다 더 보수적인 일본의 회사문화였다. (도장을 인사하듯이 찍어야 하고, 잔업이 많지만 수당은 적고, 개인주의가 심해서 아파도 회사에 출근하여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안 가게 해야 하는 등...)
그렇게 나는 1년 동안 게임만 하다가 군대로 도망치듯 입대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결국,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지금의 현실을 변화시키고자 2학년이 되자마자 다양한 대외활동을 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수업을 들으며 본가에서 대외활동을 하였고, 팀원 대부분이 인서울 학생들이었다.
3학년이 되었을 때는 1년 동안 인서울 중상위 대학에서 학점 교류를 하며 수업을 들으며 모든 성적에서 A 혹은 A+를 받았다. 2년의 경험 동안 내가 느낀 것은 지방대에 가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까지의 나의 행동에 대한 결과이지만, 지금과 미래는 내가 하게 될 행동에 대한 결과라는 것이다.
4학년이 돼서 돌아간 지방대의 학생들은 세 분류로 나뉘었다.
지방대라는 이름표와 자신에게 놓인 현실을 다른 방향으로 개척해 나가는 사람
지방대라는 이름표와 자신에게 놓인 현실을 불평하면서도 바꾸려 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그 중간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사람
나는 전자의 사람이 되고 싶어서 노력했다. 닥치는 대로 자격증을 따고, 도움이 될 만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유명한 대외활동에 참여하며 나의 가치를 지방대라는 이름표가 가리지 않게 하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유명한 항공사 및 기업들에서 면접을 보고 오기도 했다. 물론, 당시에는 졸업예정자가 아니었기에 뽑히지는 못했지만, 나라는 사람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후배들도 도와주고자 내가 하는 대외활동의 프로그램에 초대했다. 그리고 프로그램 종료 후 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나의 후배가 돼서 기쁘다는 내용이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졌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본받을 만한 선배 한 명 보지 못했던 내가 누군가에게는 본받을 만한 선배가 되었다는 것 때문이었을까...
저 홀로 빛나는 별은 하나도 없다. 모두 빛을 흡수하여 반사하는 것이다. 나 또한 가족, 친구들의 응원과 도움, 위로를 받아 지금까지 올 수 있었고, 이렇게 내가 흡수한 것을 다른 이들에게 반사하여 그들이 나의 빛을 흡수하여 자신 스스로 빛내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지방대생의 문제는 지방 대학교에 다닌다는 사실이 아니라 지방 대학교에 다닌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기고, 불평을 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차피 인서울 애들이랑은 못 비벼" "지방이라 좋은 대외활동도 없어" "그렇게 노력해 봤자 지방대야" 등 변하지 않는 사실에 순응하며 생활한다. 하지만, 남이 깨면 계란프라이가 되고, 스스로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는 것처럼 자신을 감싸고 있는 장막을 깨고 나와야지만, 우리는 새로운 현실을 마주할 수 있다.
바란다고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만, 모든 것은 바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 배경 사진은 지방대와 무관한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