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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 Jan 05. 2021

왜 헤어진 애인은 생일이나 크리스마스에 연락을 할까

feat. 후버링/재회


자니?


  살다 보면 헤어진 애인에게서 메시지를 받는 날이 있다. 보통 크리스마스나 크리스마스 이브, 생일과 같은 특별한 날일수록 이런 문자를 보내올 확률이 높다.



  애인뿐일까?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어떤 이유로 연락을 하지 않거나, 완전히 절연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인데, 이런 사람들에게 오는 연락이 오는 경우까지 포함하자


  절친한 친구, 부모님, 동료 등 사연은 제각각이라도 절연의 근본적인 이유는 얼추 비슷하다. 그 관계가 '나에게 좋지 않았기 때문에' 끊어진 것이다. 전 애인과 왜 헤어졌나 싶다가도 다시 만나서 10분만 이야기해보면 '아 이래서 헤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금 들기 마련이다.



  평소에 온정적이고 마음이 약한 편일 때, 또는 외롭고 힘든 상황에서 '자니'와 같은 플러팅은 무시하기 쉽지 않다. 한 번 두 번 받아주다 보면 이야기가 어느덧 산으로 가있다. 


  온갖 추억 팔이를 시작으로 아련하고 따뜻한 대화가 이어진다. 그러다보니 '그 사람'이 꽤 괜찮아 보이기까지 한다. 이럴 때는 후버링을 의심을 한번 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사람을 '빨아들이는걸' 후버링이라고 부른다.




   TMI를 풀자면 후버링의 후버는 1908년 '후버'라는 진공청소기 회사를 설립한 사람의 이름을 말한다.(그분은 자신의 이름이 이런 용어로 쓰이게 될 줄 알았을까?) 한국어로 번역하면 다시 낚기, 일종의 낚시라고 볼 수 있는데, 언제나 그렇듯 그 이유나 목적은 다양하다. 보편적으로는 외로워서 그럴 수 있고 스포츠를 하듯이, '할 수 있으니까'하는 경우도 있다.  


주로 사용하는 방식




1. 좋은 사람인 척 연기하기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상대가 자신은 완전히 달라졌으며 '상담을 받아봤다'거나, '치료를 받고 있다'라며 나에게 다시 접근한다. 그 외에도 '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람이며,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가 비록 좋지 않았지만, 현재는 변화가 되었음을 강조하며  꽃을 가져다 바치는 등 선물공세까지 시작한다. 


  즉 안 하던 짓을 하며 '나'에게 접근할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관계를 이어나갔다가는 '후버링'에 걸려들기 쉽다. 선물이 들어갔으니 낚시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그는 '나'에게 미끼를 던진 것이고, '나'는 그 미끼를 문 셈이다. 미끼를 물게 되면 연기는 끝나고 다시 가스라이팅과 죄책감 씌우기 등 전과 별반 달라진 바 없는, 혼자 외로우니만 못한 상태에 다다를 수 있다.


2. 찔러보기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후버링을 시전하는 사람들은 주로 생일, 기념일 , 크리스마스, 연말과 같은 기간을 노린다. 일종의 특수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날들을 이용하면 경계심을 풀기 좋고, 추억(같이 찍은 사진 등), 음악(분위기) 등을 이용하기도 좋다. 비유하자면 과거의 특정 기간으로 닻을 내리는 셈이다. 만약 진심이 아닌, 후버링이라면 관계의 결과는 1번에서 설명한 것과 다르지 않다. 


3. 거짓말


  세계 삼대 종교에 공통적으로 금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거짓말이다.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끼리는 '거짓말하지 말라'라는 계율을 공유하기 때문에 쉽게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고, 실제로 인류는 그렇게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유치한 비유이지만 사랑이 종교라면 거짓말은 파국을 의미한다. 그것도 한쪽의 일방적인 파괴에 가깝다. 그들은 진심에 없는 말을 한다. 그 결과는 정서적 착취가 될 수도 있고 육체적 착취가 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 거짓말을 아주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달콤한 말을 건네더라도 과거에 축적된 경험에 비추어 과감하게 판단을 내려야 하는 부분이다.


4. 비극 이용


  가스라이팅과 비슷한데, 자기 할 말 따박따박하고 따질 줄 아는 사람들에게는 가스라이팅이 웬만하면 먹히지 않는다. 즉 가스라이팅이든 후버링이든 그게 먹힐 것 같은 사람에게 행한다. 우유부단하고 동정심이 많은 경우, 온정적이고 공감능력이 높은 사람들이 이들의 주요 타겟이다. 이경우 심하면 우울을 과시하고 자살을 엄포하기도 한다. 


  이것이 3번과 맞물려 꾀병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가 진짜로 그런 비극을 경험했을 수 있다. 하지만 전자와 후자 모두 그것의 대상이 되는 '나'에게는 위험한 것이므로 먼저 나의 마음을 살피고, 3번과 같이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청소기는 먼지를 빨아들이는 도구다


  사람이 설마 저렇게까지 사람을 이용하겠나 싶겠지만,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흔한 현상 중 하나라고 본다. 모든 게 의식적으로, 작전처럼 철저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순 있더라도 그 결과는 비슷하다. 참고로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범죄 중 단연 압도적인 것이 '절도'인데, 한국은 유독 '사기 범죄'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후버링이나 가스라이팅은 일종의 '감정사기'라고 볼 수 있다. 사기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사람을 속여 착오를 일으키게 함으로써, 일정한 의사표시나 처분행위를 하게 하는 일.'



저런 행동을 했다고 반드시 사기는 아니지 않나요?


  상대방을 받아주고 싶을 때 주로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맞는 말이다. 진심으로 상대방이 '나'를 사랑해서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다. 1. 좋은 사람인 척 연기하기가 아니고 진짜 좋은 사람이 되었을 수 있고, 2, 3번 같은 경우도 거짓말이 아닌 진심이며, 우물쭈물하다가 후회하기 싫어 연락을 해볼 수도 있다. 4번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단, 그렇게 판단하여 관계가 이어졌을 때 그 선택은 본인이 한 것이고 선택에 대한 결과와 책임도 본인의 몫이라는 걸 기억하자


제가 연락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 재회를 하고 싶어요

  이 경우는 정말 자신이 상대방을 사랑하고 위해서 하는 행동인지, 아니면 단지 지금 외롭거나 단순히 몸정에 휘둘리는 것인지 잘 생각해 보자 예전에 가스라이팅 관련 포스팅을 했더니 '오 이거 좋은데 써먹어야지'하는 댓글을 본 적이 있다. 당하지 말라고 올려놓은 걸 이용하겠다고 나서는 걸 보면서 환멸을 느낀적이 있는데, 부디 읽어보고 약간이라도 켕기는 부분이 있다면 시도하지 않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에서 찾은 후버링의 올바른 대처를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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