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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 Jul 17. 2021

브런치 X 윌라 공모전 투고 창작소설 톺아보기!

feat. 큐플릭스 단편 소설집

  저는 회사원이자 '야 너두 당할 수 있어 가스라이팅'이라는 인문 실용서를 썼고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꿈꾸어왔고.. 스스로 생각하는 정체성은 역시 소설가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아니 에르노 작가님이 '칼 같은 글쓰기'에서 털어놓은 것 처럼, '어떤 독자를 미리 염두에 두는 일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내밀한 글쓰기를 지향하였지만, 이런 글쓰기 태도는 매력적이면서도 위험합니다. 아니 에르노 작가님도 직관적이고 즉흥적으로 글을 쓰는 것을 저렇게 표현한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글이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기를 원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아주 다른 문제입니다. 



  이번 생은 처음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최근 들어서야 '어떤'글을 '어떻게'써야겠다. 까지는 아주 어렴풋이 보이게 된 것 같습니다. 이 글을 포함하여 제 글을 읽어주신(또는 만화를 봐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큐플릭스 소설집 링크


  빙빙 돈 끝에(이것도 회전의 연속이고 끝은 아니겠지만) 블로그와 브런치에 '큐플릭스'라는 이름으로 단편소설과 초단편 소설을 연재했습니다. 이것을 한 시간 분량의 책(브런치북)으로 엮어 윌라에 투고하였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잘 될지는 모르겠네요. 


  앞서 연재를 하면서 '자율 구독료'를 받아보기도 했는데, 처음에는 '꼭 돈을 벌 필요는 없다'라고 생각하고 연재를 해보려다가 문득 '계좌번호라도 써둘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큰돈을 바라고 써 둔 건 아니지만 '글을 써서-돈을 번다'는 그 감각을 느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놀랍게도 실제로 구독료 / 기프티콘을 보내주신 분이 있었습니다!! 




  과분한 지원을 해주신 @예술하는 농촌언니 님과, @정은혜작가 님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회사 다니면서 받는 월급도 좋지만, 인세나 도네이션, 기프티콘처럼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통해서 '무언가를 교환할 수 있다'라는 건 정말 뿌듯한 일 같습니다.  


  그럼 그동안 써본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도이


  도이는 제가 가장 아끼는 소설 중에 하나입니다. 학교 졸업 후 취업전까지 붕 뜨는 기간이 있었는데, 누워서 천장을 보고 있자니 너무 지치고, 살아갈 기운이 없고, 이대로 죽는다면 아마 자연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립감이 심했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기를 보전하기 위해 쓴 소설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소설에는 '도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성장소설, 청소년 문학에 방점을 찍고 써봤는데, 최애하는 소설 중 하나에요. 취업/진로에 고민이 있거나, 자아실현과 관련한 고민이 있을 때 읽어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다다

  

  다다는 처음 직장을 다니던 시절 쓴 소설입니다. 계약직 6개월 근로였는데, 완전 사회 초년생이다 보니 실수도 많았고 우울감이 심했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리하여 페이스북을 돌아다니다가 '이모르'라는 작가님이 '우울한 드로잉'이라는 워크샵을 운영하고 있는 것을 보고 참여하여 영감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2017년 즈음이니 꽤 오래전이네요. 그때 당시 그렸던 그림들을 살펴보면 이런 느낌의 그림들입니다.



 굉장히 날이서고 우울한 느낌이 드는 그림들이지만, 소설 자체는 어떻게든 그런 상황들을 합리화하고자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예전에 어떤 전공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소설에는 공학을 전공하는 주인공과 미술을 전공하는 주인공이 각각 등장합니다. 이 둘이 만나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고 나름 재밌는 이야기가 된 것 같아 만족하는 소설 중 하나입니다.


환생

  

  2017년 환생은 전역 후 처음 쓴 소설이에요. 저는 5년간 군 생활을 했었고, 다시 사회에 나가기에 앞서 두려움이 컸습니다. 또한 군 생활이 그다지 즐겁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하여 이전의 생을 모두 망각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소설을 써보고자 했습니다.


  마침 2016년 11월 군인으로 사이버대학교 재학을 겸하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주관하는 해외탐방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군인 신분으로 체코-오스트리아-스위스-독일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11월부터 거의 크리스마스 분위기였고, 당시에는 IS를 비롯한 이민자 문제가 화두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실제로 전세버스로 이동하던 중, 국경마다 경찰들이 배치되어 '혹시나 불법 이민자를 숨겨 들어오는 게 아닌지' 검색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소외, 불법, 이민자 등에 대한 생각도 요소로 가미되었던 것 같습니다. '소설이 어렵다'라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쉬운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이질적인 사람들이 이국적인 공간에서 서로 관계를 구축해나가는 부분을 쓰는 게 참 의미 있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태양의 서커스


  2014년 처음으로 써본 단편소설이었습니다. 부사관 2년차에, 이제 막 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입학했던 시기였고 꽤나 열정적으로 글을 썼던 기억이 나네요. 이 소설은 설 연휴에 부대 안에서 완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설을 쓰면서 좀 거시적으로 세상의 구조를 들여다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시선이 매우 거칠고, 폭력적이긴 해도 반대로 생각해 보면 세상 자체가 거칠고-폭력적인 착취구조 안에서 돌아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구요. 이 소설은 그 구조 안에서 순종하며 살아가던 주인공이 어떤 인물을 계기로 부조리함에 눈을 뜨고, 그 부조리함을 파괴하고자 하는 일종의 테러리즘을 기반으로 한 소설입니다.


  저는 처음엔 현학적인 문장을 길게 쓰는 중이병 적인 글쓰기로 글을 쓰기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16-17살때였던 것 같아요. 나중에는 그게 글쓰기의 텐션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전문적인 표현을 사용할 때는 그 전문성을 감당할만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문학적인 문장을 잘 사용하려면 문학적인 내공이 있어야 하는데, 처음 현학적인 글쓰기를 통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이것에 대한 자기검열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사실 막막하긴 한데, 태양의 서커스를 쓰면서도 어떻게 해야 문장을 멋있게 쓸 수 있을지 연구를 많이 했었고 그 때문인지 문장이나 미학 부분에서는 제가 쓴 다른 소설들보다는(거의 처음 써보는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소설로 그 수업 A+를 받았고, 합평반 반장까지 해보긴 했지만, 그 이후에는 솔직히 제대로 글을 쓰지 못 했던 게 참 아쉽습니다.


기타 초단편 소설들


  단편소설은 말 그대로 짧은 소설이지만, 긴 글을 잘 읽지 않는 요즘에는 이마저도 읽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하야 a4 한장에 들어오는 분량의 최소한의 이야기를 써보았는데, 이걸 초단편, 미니픽션 또는 엽편소설이라고 부르더라고요. 꽤 오래전부터 이런 형식으로 이야기를 써봤던 것 같습니다.(주로 인터넷에)


  요즘은 대부분 현생 살기 바쁜 시대이니 만큼 긴 글을 읽지 않는 경향이 강한 것 같아요. 그래도 소설은 장문을 다루는 장르이기 때문에, 글을 쓰긴 해야겠고... 고심 끝에 짧게 써보자!라고 생각하고 써봤지만 생각만큼 반응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이 스타트업으로 시작하여 몇 차례 도서전 행사도 참여해보고... 어러가지 해보았지만,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라도 투고를 해볼 수 있어서 참 기쁘네요. 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농담 같은 글들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아이디어 위주의 소설이라고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최근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만 명을 넘으면서 이런 식으로 썸네일을 만들어 스토리에 올려보기도 했습니다. 4천 명, 5천 명 수준으로 봐주셔서 아마 그중에 단 몇 명이라도 제 소설을 봐준다면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여러모로 잘 되어서 윌라 공모전에도 붙고, 만약 붙지 않더라도 출판 시도는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요즘 들어서는 같이 글을 쓸 사람들을 모아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꼭 소설이 아니라도 좋으니 몇 명이라도 모여서 글을 봐주거나 한다면 생산성이나 퀄리티가 좀 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응원해 주신 분들을 비롯해, 도움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일이 좀 풀려가는지 회사에서도 직급을 바꾸게 되었고(이것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개인적인 일들이 좀 소원해질까 두렵기도 합니다.) 상반기 했던 일들이 제법 성과가 나와서 기분이 좋네요. 조만간 도서 인세 관련 포스팅도 진행해볼까 해요.

  남은 주말 즐겁게 보내시고, 혹시나 관심 가는 소설이 있다면 아래 큐플릭스 링크 클릭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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