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아름다운 틀
빈자리의 끝
부르튼 소망이
떨어져 나와 자리하는 곳
그 날카로운 언저리를
다가갈 수 있는 뜰
12월의 봄
기나긴 목소리
잘못된 올바름으로
융기하는 마음들
이지러지는 수평선과
선명한 신기루
마주잡은 손과
뭉툭한 이빨자국
하염없이 길어지는
낙원들, 낙원들
각자는 아름답지만 독립성을 가진, 틀을 가진 세계이고, 각각의 빈자리를 넘어 이어지는 존재라는 점에서 빈자리의 끝이며, 열렬히 바라왔지만 결코 쉽지 않다는 점에서 부르튼 소망이 자리하는 곳이고, 고슴도치처럼 날을 세운다는 점에서 날카로운 언저리이지만, 동시에 부드러운 뜰과 같기도 하고, 모순되고, 긴 대화가 필요하고 때로는 일그러진 곳까지 긍정해야 하며, 서로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지고 손을 잡으면서도 서로를 물어뜯기도 하는 그 과정이 전부 낙원이 아닌가 생각하고 써봤습니다.